유승민發 태풍 몰아치나

결국 새누리 탈당… "보수개혁 꿈 이룰것" 무소속 출마 선언

이재오·주호영 의원 등 연쇄탈당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끝내 공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미루면서 유승민 의원이 23일 자진 탈당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인'이라는 낙인이 찍힌 유 의원이 결국 당을 떠나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내딛기로 한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10시50분께 대구 동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며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의 모습은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며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유 의원 측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곧바로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새누리당과 결별했다.

앞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오늘이 공천 심사 마지막 날은 아니다. 탈당할 사람에게나 오늘이 공천 마지막 날"이라며 유 의원을 정면 겨냥한 뒤 "스스로 결정하는 게 도리"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공관위는 오후7시부터 회의를 재개했지만 결론이 나올 기미가 안 보이자 유 의원 측도 '탈당 시나리오' 가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후보자 등록(24~25일) 기간에 당적을 이탈·변경하면 이번 총선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 의원으로서는 이날 자정이 탈당을 통한 무소속 출마가 가능한 데드라인이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이 먼저 공천에서 배제된 측근들과 선거 연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는 4·13 총선의 구도도 한층 복잡해지게 됐다. '유승민'을 깃발로 내건 무소속 연대는 대구경북(TK)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만만치 않은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날 유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과 3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도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당 복귀를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 친노·주류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떠나면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떠한 일이 전개될지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거둬들였다.

/나윤석·전경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