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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송유관' 이란 접근 차단...불 붙는 석유전쟁

'홍해~지중해' 수메드 루트 봉쇄

이란, 유럽 원유 수출 빨간불

증산 갈등에 시장 쟁탈전 심화

중동의 양대 맹주이자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물밑에서 석유 송유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가 이란이 원유를 유럽으로 수출하기 어렵도록 홍해에서 지중해로 이어지는 송유관에 대한 이란의 접근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올 1월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됐지만 이란의 글로벌 원유 시장 복귀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집트의 육상 석유 수송 경로인 ‘수메드 파이프라인’의 마지막 관문이자 지중해 시디 케리르 항구에 있는 원유 저장탱크를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제재 이전 이란은 ‘홍해-이집트의 아인수크나 항구-수메드 파이프라인-시디 케리르 항구’ 루트를 통해 원유를 유럽으로 수출했다.





이 경로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 이란은 대형 유조선이 통과하지 못하는 데다 비용도 비싼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거나 한 달이나 더 걸려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지중해로 들어가야 한다. 이란이 저장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는 사우디의 입김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메드 송유관 루트의 지분은 이집트가 절반, 나머지는 사우디ㆍ쿠웨이트ㆍ아랍에미리트(UAE)가 각각 15%씩, 카타르가 5%를 갖고 있다. 모두 수니파 국가들로 시아파인 이란과 관계가 좋지 않다. 특히 사우디는 이란과 시아파인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붕괴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고 국제 유가 상승과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이란의 증산을 막으려 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음달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산유량 동결을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산유국 회의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3개국 가운데 시아파인 이란과 리비아만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은 경제 제재 이전인 하루 400만 배럴 생산에 도달할 때까지 증산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로서는 수메드 송유관이라는 이란의 ‘아킬레스건’을 찾은 것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이집트와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사우디의 지역 라이벌인 이란의 석유 선적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 갈등이 원유 시장 쟁탈전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수메드 송유관 루트가 계속 막힐 경우 이란의 유럽 수출도 큰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제재 이전 이란의 유럽 원유 수출량은 하루 80만 배럴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로이터는 이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올 1월 이후 이란이 프랑스 석유업체 토탈에 1,100만 배럴, 스페인 셉사와 러시아 리타스코에 각각 200만 배럴, 100만 배럴을 판매했지만 일부 물량은 다음달 중순 전에는 유럽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미국의 경제 제재는 아직 유지되고 있는 탓에 대다수 유럽 기업들도 금융 불이익, 법적 논란 등을 우려해 이란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이란의 증산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대형 원유업체인 그리스의 헬레닉 페트롤리엄, 영국의 로열더치셸, 이탈리아의 에니를 비롯해 원유중개업체인 비톨ㆍ글렌코어 등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판매를 기다리며 해상 저장 탱크에 비축된 이란산 원유 물량은 4,500만~5,000만 배럴로, 제재 해제 이전과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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