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의 0순위 유력후보로 자리매김한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트럼프는 “분담금을 늘리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트럼프와 100분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핵우산 정책보다 한국과 일보의 핵무장을 허용하는 데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며 “어떤 시점이 되면 논의해야만 하는 문제로 미국이 지금처럼 계속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국과 일본은 어쨌든 핵무장을 하려고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지 않으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양국에서 빼내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주한미군 문제에서) 하는 만큼 공평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철군 가능성을 밝혔다. 트럼프는 일본을 향해 56년 된 미일안보조약도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NYT는 트럼프가 외교전략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맞추며 IS(이슬람국가)와 전쟁에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지상군 및 군비를 충분히 지원하지 않으면 사우디의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우리는 중국에 대해 어마어마한 경제적 힘을 갖고 있다”며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갈등을 경제력으로 돌파할 뜻을 피력했다.
한편 미국 CNN이 이날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가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전체 대의원 2,472명의 과반)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가운데 트럼프와 크루즈간 대결은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극우 보수인 크루즈측이 지난 22일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의 모델 시절 반라 사진을 선거에 이용한데 이어 미국 유력 연예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24일 ‘변태 테드 크루즈 불륜 발각…5명의 비밀 정부와’라는 제목의 폭로성 기사를 크게 게재했다. 크루즈는 즉각 불륜설을 부인하며 트럼프가 펼친 공작이라고 했지만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크루즈의 기사 내용이 맞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비꼬았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