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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기회도, 장벽도 많은 호주 건설 인프라 시장

김 선 화 KOTRA 시드니무역관장

연방·주 정부 정책 다른 경우 많아

호주·중국 업체와 경쟁도 치열

한국 기업, 중동 경험만 의존 말고

현지에서 네트워크부터 구축을

김선화 KOTRA 시드니무역관장




밖에서 보는 호주의 건설시장은 화려하다. 국가 경제 규모의 8~10%를 차지하면서 그간 끊임없이 다양한 프로젝트가 발주되고 진행돼왔기 때문이다. 철광·석탄·구리·우라늄 등의 세계 수위 매장량 혹은 수출량을 자랑하는 국가인 만큼 에너지자원 개발 공사가 지난 20년간 계속됐고 국토 면적 세계 6위인 광대한 영토를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 건설 역시 국가 발전과 함께 발맞춰왔다. 유가 약세로 중동 건설시장이 주춤한 요즈음 우리 건설기업들도 호주를 대체 시장으로 힐끔힐끔 보는 것 같다.

호주 전경련에 따르면 호주의 건설 인프라 시장은 약 2,000억호주달러 규모로 교통 인프라 시장이 절반, 통신 인프라 시장이 28%, 광산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시장이 15%, 그리고 수자원 개발, 주택 건설시장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연방정부가 주택과 교통 인프라 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영화를 적극 실시해 확보된 자산을 그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향후 교통 인프라와 관련된 건설 프로젝트가 활기를 띨 것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 호주 연방정부는 지난 2010년에도 넓은 국토에 비해 교통 인프라 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오는 2020년까지 500억호주달러를 교통 인프라 건설산업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적도 있다. 그야말로 장밋빛이다.

문제는 모든 연방국가가 그렇듯이 경제 정책의 실제 이행을 담당하는 주 정부가 항상 연방정부의 방침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 정부별로 민영화에 대한 속도가 크게 달라 공공기관 민영화가 상당히 진전된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부터 이제야 민영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한 서호주·남호주에 이르기까지 그 차이가 크다. 심지어 지난해는 주 정부 정권이 교체된 주에서 이미 확정된 프로젝트가 취소돼 수주기업이 손해를 보는 일까지 발생했다.



호주 건설시장의 전통적인 복점 구조도 문제다. 호주의 주요 언론인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호주의 두 건설업체 레이튼홀딩스와 랜드리스의 인프라 건설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하며 이 두 기업이 호주의 굵직한 건설 사업들을 휩쓸면서 수주 실적을 두고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이외에 프랑스의 부이그사, 스페인의 페로비알 등을 필두로 한 유럽 기업들이 나머지 시장을 공략 중인데 실제로 비호주 건설기업의 호주 건설 프로젝트 수주는 5,000만호주달러 이상 규모 프로젝트 기준이기는 하지만 18%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것조차 대부분 호주 현지 건설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수주한 것으로 해외기업의 단독 수주 사례는 흔치 않다.

또 하나 우리 기업이 신경 써야 할 사항은 중국의 부상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 말 앞에서 말한 호주의 2대 건설사 중 하나인 레이튼홀딩스사를 사실상 인수했으며 내부작업이 종료되는 올 하반기부터 대형 입찰에 다시 적극 나설 계획이다. 건설 프로젝트는 공사 자체만이 아니라 타일·철강·케이블·창문틀과 같은 수많은 건축자재가 수반되는 사업이다. 상품 수출과 직결되는 것이다. 특히 수주한 프로젝트의 건설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향후 필요한 건축자재가 상당수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동 기업 인수 이후 건설 디자인 부서가 중국으로 이미 이전됐다고 한다. 여러 품목을 두고 중국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크게 우려되는 점이다.

호주 건설시장에서 현재 활동하는 우리 대기업들이 몇몇 있다. 하지만 광산 자원 개발과 관련됐거나 도로 인프라 건설시장 진출의 초기 단계에 있어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시장을 지키려는 기존 업계의 견제도 엄청나다. 중동에서의 경험만 내세우지 말고 현지의 크고 작은 건설기업과의 네트워킹을 먼저 구축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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