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탔습니다.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경기 수원을 지역은 이번 총선에서 수원 내 5개 선거구 중 가장 뜨거운 선거구다. 야권의 분열로 3자 구도로 승부가 진행되고 있지만, 표가 분산된 와중에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전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기신문·엠브레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김상민 새누리당 후보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각 31.7%와 31.8%로 0.1%포인트 차 ‘살얼음 승부’ 양상을 보였다. 수원에서만 여섯 번째 총선 도전 중인 이대의 국민의당 후보가 12.0%로 뒤를 쫓았다. (27~29일, 성인 501명 대상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선거구는 이번 총선에서 율전동 등 야당 세가 강한 지역이 새롭게 편입되면서 야권 강세지역으로 분류된 곳이다. 하지만 이대의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며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어 야권 표 분할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 또한 현역의원인 정미경 의원이 수원무 지역구로 옮겨가면서 비례대표 의원인 김상민 후보를 급히 투입하는 등 충분한 ‘바닥 다지기’를 하지 못한 상태여서 약점을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수원갑 출마를 준비하다 수원을로 출마 지역을 뒤늦게 변경한 김상민 후보는 선거구 곳곳을 발로 뛰며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했다. 1일 수원 호매실동에서 만난 김 후보는 만나는 시민들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전에는 수원역에서 김무성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수원 지역 다른 선거구 후보들과 한자리에 모여 필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김 후보의 최대 강점은 ‘여당 현역의원’ 프리미엄이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쌓은 의정활동 경험을 통해 적응기 없이 곧바로 지역 발전을 위해 뛰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선거운동을 열심히 돕고 있는 부인 김경란 아나운서의 내조는 김 후보의 인지도를 더욱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 후보는 “집권여당의 재선 의원의 힘으로 지역을 개발할 수 있다”며 “고향에서 자란 일 잘하는 일꾼이 선택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 금배지 도전에 나선 백혜련 후보는 그간 다져온 ‘밑바닥 민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백 후보가 고색동 경로당에 들르자 “뭐하러 또 왔나. 안그래도 뽑아줄 건데”라는 애정 어린 타박이 나오기도 했다. 백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에 나선 수행원은 “후보가 우리들보다 지역 사정을 더 상세하게 알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백 후보는 “지역 주민들은 누가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여느 지역처럼 이곳도 후보 단일화가 주요 변수다. 백혜련 후보는 이대의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을 하자고 정식으로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이대의 후보는 이날 기자에게 “분위기가 점점 올라오고 있는데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다”며 “중앙당 방침과 관계없이 단일화에 응하지 않고 완주할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백 후보 또한 “염두에 두고 있던 일”이라며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장 선거 1번, 총선 5번 등 수원에서만 6차례 선거에 나섰던 관록의 이대의 후보 또한 역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지역 활동을 오래 하면서 기반을 다져왔지만 지난 총선에서 억울하게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이번에 국회에 들어가면 청년실업 해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지지율이 높지는 않지만 박승하 민중연합당 후보도 바닥을 누비면서 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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