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전산화학에 열역학 접목..."각 분야 깊게 공부해야 진정한 융합 가능"

'화학+컴퓨터과학자' 함교수는

함시현 교수는 화학자인 동시에 컴퓨터 과학자다. 생물리화학과 단백질 생화학뿐 아니라 전산화학 전문가이기도 한 그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숙명여대에 개설한 과목 이름도 ‘전산화학’이었다. 양자화학과 분자동력학 모의실험, 분자모델링 등의 전산화학 기법을 통해 연구를 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강의 내용이다. 전산화학은 ‘화학’ 하면 떠오르는 화학 시료나 그 흔한 비커도 필요하지 않다. 대신 노트북으로 슈퍼컴퓨터에 접속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보기술(IT) 엔지니어나 할 법한 코딩을 하느라 몇 날 며칠 머리를 싸매기도 한다. 함 교수는 “학생들과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 가서 직접 부품을 사다가 컴퓨터를 조립하고 밤새 프로그래밍을 하는 등 에피소드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1991년 숙명여대 화학과 학사 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미국 텍사스공과대학으로 건너가 컴퓨터를 활용한 분자 디자인 분야 공부를 시작했지만 프로그래밍은커녕 컴퓨터 자체를 다루는 데도 서툴렀다. 프로그래밍 설명서를 펴놓고 한참을 씨름하며 간단한 명령어 입력에 성공했고 점점 탄력을 받으며 복잡한 알고리즘도 척척 해내는 단계에 이르렀다. 마침 2000년대 초·중반부터 전산화학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2013년 노벨상은 전산화학의 ‘티핑 포인트’였다. 마르틴 카르플루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마이클 레빗 스탠퍼드대 교수, 아리에 와르셸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한 화학반응 분석 기법의 기초를 닦은 공로로 그해 노벨화학상을 거머쥐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화학상위원회는 당시 노벨상 시상 연설에서 “화학과 생물·물리학의 경계가 사라졌으며 화학 시스템과 반응을 모델링하는 데 컴퓨터가 활용되고 이로 인해 화학과 일상생활 간의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며 ‘전산화학 전성기의 개막’을 알렸다.

최근 컴퓨터 성능의 발달,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 스스로 분석 결과를 내놓는 인공지능(AI) 기술인 머신러닝(기계학습)이 발전하면서 전산화학의 입지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함 교수는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움직임과 변화는 매우 역동적이어서 인간이 그 규칙이나 양상을 모두 잡아내기 어려운데 컴퓨터는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며 “우리 연구실은 전산화학에 열역학을 접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함 교수는 융합에 대한 소신 역시 밝혔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융합이 되려면 각 학문 분야 모두에 깊이가 있어야 한다. 표피적인 지식으로는 융합을 통한 획기적인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며 “연구실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면 화학뿐 아니라 물리·생명과학과 코딩까지 관련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