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은 빅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해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트레저데이터의 대표적인 고객사다. 일본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맞춤형 쿠폰을 제공하면서 지난 2년간 수익이 46% 증가했다. 트레저데이터 한국지사의 고영혁(41·사진) 수석 데이터 아키텍처 어드바이저는 최근 서울 서대문 및 삼청동 일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무인양품은 빅데이터를 통해 진정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더 많은 기업이 데이터 분석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경쟁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벤처기업들까지 데이터를 분석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다. 트레저데이터는 관련된 솔루션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주는 회사다. 이 과정에서 고 수석은 각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별 회사가 서버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을 하는 것보다 5분의 1가량 비용을 줄여준다는 게 고 수석의 설명이다. 회사가 확보한 데이터 압축기술을 활용할 경우 개별 기업이 바로 클라우드에 저장할 때보다 12분의 1가량 데이터 크기를 줄여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게 특징이다.
고 수석은 “국내 상황을 반영해 비용 부담을 느끼는 스타트업을 위해 집약된 빅데이터 수집 저장 분석을 할 수 있는 전용 상품을 따로 출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레저데이터는 지난 2011년 미국에서 먼저 설립돼 일본, 한국에 지사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야후, 워너브라더스, 겅호 등 글로벌 업체가 해당 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중고거래 서비스인 ‘헬로마켓’과 게임회사 엔터메이트, SM 등 6곳이 고객으로 가입돼 있다. 고 수석은 고객사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정보통신(IT)업계에서는 2008년 G마켓에서 고객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상품 판매와 연계시켜 판매를 늘리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고 수석은 “당시 G마켓에서 고객들이 홈페이지 상 자주 돌아다니는 길목과 고객의 세대별 상황을 분석해 주택 구입, 출산, 은퇴 등과 관련한 금융상품을 맞춤형으로 추천하는 업무를 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G마켓에서 먼저 금융사에 상품을 제안하기도 하는 등 성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의 힘을 실감한 그가 ‘헤드헌터’라는 이색 이력을 갖게 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사람 개인에 대한 이력을 데이터화해 적절한 직업으로 소개해줘 성사시켜왔다. 그는 “삶을 데이터로 전환하고 어떻게 해야 삶을 개선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왔다”며 “트레저데이터에서 일하게 된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트레저데이터는 회사 차원에서 더 유용한 데이터 분석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는 회사 자체 서버에 저장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를 클라우드로 자동 저장하도록 하는 ‘프로젝트 디그대그(DIG DAG)’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더 많은 스타트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12일 고 수석이 스타트업, 기업 관계자를 초청해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마루 180’에서 빅데이터 활용 노하우를 전수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짧은 시간 안에, 제때 처리하는 게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라면서 “이에 대한 노하우를 구글·페이스북이 갖지 못하지만 트레저데이터가 갖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에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