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선거제도 개편에 따라 투표권을 획득한 만 18~19세 유권자들은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끌고 있는 자민당 정권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아사히신문은 올해 7월 1일을 기준으로 만18~19세가 되는 일본 전국의 남녀를 상대로 실시한 우편 여론조사에서 여름에 열릴 예정인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어느 정당에 표를 던질지 묻자 전체의 46%가 집권여당인 자민당을 택했다. 이어 민주당(조사 당시 기준, 현 민진당) 18%, 오사카유신회 5%, 연립여당인 공명당 4%, 유신당(현 민진당) 2%, 공산당 2% 등의 순이었다. 조사는 3,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이 중 2,109명이 유효한 응답지를 회신했다.
참의원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58%로 관심이 있다고 한 응답자(39%)보다 많았다. 그러나 ‘투표를 하겠다’고 말한 응답자는 68%로 절반을 넘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8%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3%로 조사됐다. 이는 일본의 만 20세 이상 남녀를 상대로 진행된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로 살핀 아베 내각 지지율에 비해 소폭 낮다.
18·19세를 상대로 한 이번 조사에서 안보법에 대한 반대 의견은 50%로 찬성(41%)을 웃돌았고, 군대 보유 및 전쟁을 금지한 헌법 9조를 바꾸지 않는 편이 좋다는 의견이 74%를 기록하는 등 응답자들은 아베 정권의 노선에 비판적인 경향을 보였다. 정치권이 노력해야 할 분야(복수응답)로는 경기·고용(72%), 연금·의료 등 사회보장(61%), 교육(46%), 외교·안전보장(37%), 원전·에너지(23%), 헌법(13%) 등이 꼽혔다. 조사 결과에 비춰보면 10대 유권자는 아베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선거에서는 표를 주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본 총무성은 낮은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표가 가능한 나이를 만 18세로 낮추고 이들을 겨냥한 투표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배우 히로세 스즈의 사진과 ‘우리들의 목소리를, 우리들의 미래에’라는 문구를 넣은 홍보 포스터와 동영상 등이 이색적인 방법으로 눈길을 끈다. 또 애니메이션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의 여고생 캐릭터(코우사카 키리노)를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를 만들고 원작 만화가가 그린 특집 소책자를 무료로 배포하는 등의 방법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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