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13 총선으로 멈춰 섰던 경제정책 시계를 다시 돌린다. 일자리, 면세점, 재정개혁안 발표 등 행정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개 법안 등의 입법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근 승용차 내수판매가 급증하는 등 일부 지표가 바닥권을 다졌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 모멘텀을 살려 올해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3.1%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10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4월 말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이 나온다. 정부는 당초 총선 전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정책의 내실을 확충하고 포퓰리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발표일을 미뤘다. 정부의 모든 고용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효율화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달 안에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도 결정 난다. 최소 2군데 이상, 최대 5곳까지 신규 특허가 발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월 중하순께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재정개혁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정부는 새누리당이 총선 과정에서 내놓은 ‘한국판 양적완화’와 재정확대 등의 공약 중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추려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2분기가 경제회복 분수령…3.1% 성장률 달성에 총력”
정부는 총선 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임시국회(19대 국회 소관)에서 경제 관련 법안 통과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5월 29일 회기가 만료되는 19대 국회에는 전국 14개 시도에 지역전략산업을 지정하고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프리존 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개 법안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법안들이 제출돼 있다. 만약 입법이 무산되면 20대 국회가 구성되는 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대비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총선 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정부는 19대 국회 마지막까지 법안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총선 후 줄줄이 경제정책을 내놓는 것은 2·4분기가 경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4분기와 비슷한 (0.7%)를 기록하며 0%대에 갇힐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내수를 중심으로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며 있다. 3월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17만3,982대로 지난해 12월(20만457대)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았으며 백화점 매출액, 카드 국내 승인액 전년 대비 증감률도 각각 4.8%, 13.9%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 주도로 경제 활성화 분위기를 이어가 올해 3%대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총선 직후부터 시작될 정부의 경제정책 드라이브를 반기면서도 선거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났던 기업구조조정 등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대통령선거(내년 말) 정국이 시작되기 전에 객관적 경제논리에 입각한 구조개혁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통화정책 등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구조개혁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4대 구조개혁을 과연 만족스럽게 했는지 평가해보고 욕을 먹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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