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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기업 성공사례] ① 아이카이스트 ¦ 창조경제의 황태자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연구 성과물을 사업화하는 연구소기업이 중소 및 벤처기업들의 신성장동력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껏 전국에 설립된 연구소기업은 약 160여개로 매출액 122%, 고용인원 127% 증가 등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우수 공공기술과 민간 경영능력을 결합한 차세대 연구소기업들의 등장으로 성공사례가 속속 도출되고 있는 상태다.

파퓰러사이언스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롤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강소기업 도약에 성공한 연구소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쿠팡, 옐로모바일, 네시삼십분, 티켓몬스터. 이들의 공통점은 최근 몇년 사이 기업가치가 1조원대에 육박할 만큼 비약적 성장을 이룬 벤처기업이라는 점이다. 청년 창업가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이들 슈퍼 루키 가운데에서도 아이카이스트는 유독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다수 인터넷 기반 스타트업들과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스마트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카이스트의 김성진 대표는 수식어가 정말 화려하다. 16세의 최연소 신지식인, 대한민국 인재상 대통령상 및 카이스트 총장상, 28세에 첫 창업해 150억원에 매각, 포브스지 선정 대한민국 2030 CEO 40인, 벤처미디어가 꼽은 국내 IT업계 주식부자 순위 15위.

한글과 컴퓨터 이찬진 창업자와 안랩 안철수 창업자(현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뒤를 이을 천재로 촉망받던 김 대표는 이제 단정한 이대팔 가르마와 검은 뿔테안경이 잘 어울리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회사가 스타트업으로 불리는 게 더 좋다며 활짝 웃는 그의 표정에선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과 열정이 엿보였다.

“스타트업이란 표현은 늘 저를 기분 좋게 합니다. 새로운 도전정신이 느껴지니까요. 어느새 아이카이스트를 창업한 지도 5년이 흘렀는데, 정말 쉴 틈 없이 바쁘게 지내왔습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재미있고 신나는 나날의 연속이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과거의 일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늘 설레고 기다려집니다.”

요즘 그가 손꼽아 기다리는 미래는 2017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나스닥 상장이다.

내년 상반기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상장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요즈마펀드의 자문 아래 체계적으로 해외 상장을 준비 중인 아이카이스트는 곧 본격화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페이스북임원 출신의 사외이사도 영입했다.



아이카이스트는 2011년 카이스트가 역사상 처음으로 학교 브랜드와 지분 49%를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당시 서른 살도 되지 않은 젊은이에게 학교의 이름과 기술을 내준다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카이스트의 결정은 옳았다. 창업1년 만에 아이카이스트는 터치스크린 기술과 교육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스쿨박스’ 개발에성공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김 대표는 어릴 적 교육방송에서 우연히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컴퓨터의 세계에 빠졌다고 한다. 초등학생때부터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천재성을 발휘했다고. 중학교 시절에는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서 고교생들을 물리치고 금상을 수상, 주변을 아연실색케 만들기도 했다. 카이스트 입학 후에도 전산학,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던 학부생 시절 역대 최연소 정보문화상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에게 아이카이스트는 두 번째 창업이다. 앞서 2008년 동료들과 벤처기업 휴모션을 창업, 우여곡절 끝에 현대자동차에 약 15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처럼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경영자의 자질지 유감없이 발휘하는 모습을 지켜본 카이스트는 첫 자회사를 운영할 파트너로 그를 선택했다. 2011년 아이카이스트가 설립됐고, 이듬해 35번째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됐다. 이후는 익히 알려진 대로 ‘잭팟’의 연속이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는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구중심대학인 탓에 기술 대부분이 상용화 전 단계에 머물 수밖에 없다”면서“이 기술들과 좋은 콘텐츠를 접목하면 시장에서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마트교육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아이카이스트의 주력제품 스쿨박스는 교사가 대화면 정전용량 멀티터치 전자칠판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스마트패드로 필요한 자료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몇 번의 터치만으로 다양하고 입체적인 자료화면이 펼쳐지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특히 딴 짓을 하는 학생의 단말기에는 ‘수업집중’이란 메시지와 함께 불필요한 화면을 차단하는 기능도 있어 수업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현재 전국 220개 학교 2만2,000여명의 학생들이 스쿨박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몽골과 중국, 중동 국가로의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또 국내외 지방자치단체와 알자지라, EBS 등 방송사로도 관련 사업의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솔루션에 더해 하드웨어에 대한 러브콜도 상당하다. 최근에는 중국 5대 전자업체의 하나인 TCL과 터치스크린 모듈,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매년 5,000억원 수준의 기술 및 장비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태다. 사업이 승승장구하면서 기업가치도 수직상승 일로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약 6억 달러(약 7,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원대 돌파가 예견된다.



김 대표는 “매년 2~3배 이상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이제는 우리의 역량을 세계로 펼칠수 있는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목표로 삼은 해외 상장을 조속히 이뤄내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큰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은 게 최대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기 개그그룹 ‘컬투’와의 오랜 친분으로도 유명한 김 대표는 컬투 멤버들과 함께기부스’라는 팟캐스트 방송프로그램을 제작, 기부문화 확산과 사회공헌 기금 조성에도 열심이다. 1호 기부자로서 이미 스마트 컨테이너(오지에서도 스마트교육이 가능하도록 만든 컨테이너 교실)와 4억원의 현금을 기부한 그는 기부스를 재단으로 발전시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칠 계획을 갖고 있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캠퍼스 중심의 연구개발 회사를 지향합니다”



김성진 대표는 2012년의 연구소기업 등록이 아이카이스트의 해외 진출에 더없이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딱 하나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해외 비즈니스에서는 바이어들이 여러 공신력 있는 증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에서 연구소기업이라는 타이틀은 아이카이스트가 연구개발(R&D) 기반 기업임을 확실히 알려주는 보증수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때의 연구소기업 등록기관이 지금은 사라진 지식경제부로 적시돼 있어요. 때문에 구구절절하게 불필요한 배경설명을 해야 할 때가 생깁니다.

현 소관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로 바꿀 수 있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카이스트의 첫 제품인 스쿨박스에는 충북 음성의 산골마을에서 자란 김 대표의 어린 시절 경험이 녹아 있다. “컴퓨터는 어릴 때의 저를 세상과 연결해준 유일한 매개체였습니다. 궁금한 자료를 찾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게 됐고, 꿈이란 것을 갖게 됐죠. 지금의 어린 학생들도 쿨박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해 회사 신년회에서 구글과의 합작 프로젝트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그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구글TV가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터치기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카이스트의 대면적 터치기술과 구글의 플랫폼을 합작하는 방향의 논의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번 구글과의 파트너십 진행 과정에서 새로운 목표로 한 가지 생겼다고 전했다. “사실 파트너십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이 구글의 캠퍼스입니다. 저희도 언젠가는 구글 캠퍼스처럼 캠퍼스 중심의 연구개발 회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팀/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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