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성공 공식’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동안 신인 아이돌 그룹이 최대 2년 안에 팬덤을 형성하지 못하면 무대에서 사라진다는 게 정설이었으며, ‘아이돌의 성공 여부는 1년이면 결정된다’는 것이 공식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5년 차 남성 아이돌 그룹 ‘비투비(BORN TO BEAT·BTOB)’와 데뷔 3년 차 ‘갓세븐(GOT7)’, 걸그룹 EXID와 걸스데이 등 대기만성형 아이돌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같은 성공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8집 미니 앨범 ‘Remember that’으로 컴백한 비투비(큐브엔터테인먼트)는 타이틀곡 ‘봄날의 기억’으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KBS ‘뮤직뱅크’, Mnet ‘엠카운트다운’ 등 음악방송 1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동안 비투비는 보컬, 랩, 춤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됐음에도 커다란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또 타이틀곡을 댄스곡이 아닌 발라드로 3번 연속 선택해 남성 아이돌 그룹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 7명 멤버 모두가 음악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해왔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것이 이제야 빛을 발해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데뷔 3년 차 ‘갓세븐(GOT7)’도 이 같은 새로운 아이돌 성공 공식을 깨는 중이다. 특히 JYP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기획사 출신임에도 단기에 관심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또 갓세븐 멤버들이 연기 등 각자 활동에 들어가면서 팀이 흐지부지 해체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돌았다. 그러나 갓세븐은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 ‘FLIGHT LOG: DEPARTURE’의 타이틀곡 ‘플라이(Fly)’로 Mnet ‘엠카운트다운’, KBS2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강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EXID, 걸스데이 등 걸그룹도 꾸준히 인지도를 쌓으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해 아이돌의 성공은 단기에 결정된다는 공식이 깨지는 데 한몫했다.
아이돌의 성공공식 파괴는 요즘은 과거에 비해 팬덤이 생기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엔터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매니지먼트사들도 아이돌의 초반 성공에 전력투구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적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돌 성공 여부는 시기 싸움이 아닌 양질의 콘텐츠와 대중에게 꾸준히 호감을 주느냐 못주느냐는 싸움이 됐다”며 “팬덤 형성 시기가 길어진 만큼 아이돌도 그 기간 동안 발전하고 노력해 양질의 콘텐츠를 창조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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