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상황실은 투표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뜨거워졌다. 상황실을 찾은 당직자들의 표정은 새로운 제3정당의 등장을 기대하는 열기로 상기됐다. 한 당직자는 개표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이번 총선은 100년 전 영국에서 자유당이 몰락하고 (제3정당으로 등장해 집권당에 이른)노동당이 탄생했던 것과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18시. 투표가 끝나고 출구조사가 시작될 무렵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상황실에 나타났다. 이윽고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당이 30~40곳의 지역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상황실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이상돈 선거대책위원장이 활짝 웃자 옆자리의 임내현 선대위 상황본부장은 이상돈 위원장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웃음지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표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얼굴만큼은 붉게 상기됐다.
이어 국민의당 후보들이 승리한다는 출구조사 결과들이 하나 둘 씩 나오고 비례대표를 10여 석 얻는다는 조사가 발표될 때마다 상황실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이어졌다.
다만 “축포를 터트리기에는 이르다”며 냉정함을 잃지 않은 당 관계자들도 보였다. 박선숙 총선기획단장은 카메라 기자들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박수치는 장면을 연출해달라고 요청하자 “아직 박수를 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 이른 축포를 경계했다. 한 당직자 역시 “역대 출구조사가 맞은 적이 없는데…”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표정에는 제3정당 대표로서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전국 곳곳에서 변화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호남에서도 야권이 재편이 돼야한다는 의사들이 이번 투표에 반영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희경 대변인도 “국민의당은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지켜보겠다”는 국민의당의 입장을 발표했다. /전경석기자 kad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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