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에 좋은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테스트베드를 활용하고 싶습니다.”
제프리 이멀트(사진) GE 회장은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GE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한국은 중국만큼 큰 시장은 아니지만 선진화된 지역 시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부터 방한한 이멀트 회장은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과 다양한 차원에서 관계를 갖고 있다”며 “때로는 경쟁사이지만 때로는 협력사이기도 해 간단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최근에는 한국 대기업들과 중동·남미·아프리카 등에서 같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산업인터넷 적용과 전환을 한국 기업과 함께한다면 그 누구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대기업은 혁신이 어렵다는 착각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멀트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참석에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나 오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멀트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SK와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이달 세종시 명학산업단지 내 태양광발전소를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하는 등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멀트 회장은 이 밖에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국내 그룹 총수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멀트 회장은 한편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면서 “변동성이 큰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동성이 크고 저성장인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단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몸집이 크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GE도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앞으로 디지털 융합을 통한 과감한 혁신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멀트 회장은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그는 “GE 역시 과거에는 내부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생태계·디지털화·분산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M&A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인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해당 사업을 더 잘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과감한 매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E가 가전사업을 중국 하이얼에 매각한 것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한편 이번 방문이 한국형 전투기(KF-X) 엔진 기종 선정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멀트 회장은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도 우리가 참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흥미로운 사업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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