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통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지난 14일부터 일주일 간 미국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 등을 방문한 뒤 이날 귀국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 위원장이 FCC 측과 어떤 의견을 나누고 왔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최 위원장은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FCC가 어떤 관점을 갖고 (인수합병 사안을) 살펴봤는지 논의해보려고 한다”고 밝힌 만큼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입장은 오는 22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 심사에 대한 계획 및 방향을 논의하는 방통위 전체 회의에서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역 종합유선방송(SO)사업자들 간 인수합병을 방통위에서 심사했을 때와 유사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울산 지역의 케이블방송사업자 1위인 JCN울산중앙방송이 지역 사업자 C&M울산케이블TV의 인수합병을 방통위에서 이용자 권익증진방안 이행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승인해줬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용요금을 소비자 물가상승률 범위 내 인상제한 등 조건으로 허용해주기도 했다.
사전심사의 1차 관문 격인 공정위에서 CJ헬로비전의 알뜰폰 매각을 조건부로 내걸고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기업들이 적극 반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반대 측 한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의 특성상 정권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많이 받고 수익성이 크지 않는 만큼 알뜰폰 매각은 오히려 합병 법인의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라며 “이동통신·케이블방송과 관련한 조건이 아닌 이상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사업자 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최 위원장이 FCC에서 어떤 논의를 했는지에 이목이 쏠린다. 미국의 방통위 격인 FCC는 공정 경쟁 및 소비자의 권익을 기준으로 철저하게 방송통신기업의 인수합병을 심사해왔다.
대표적인 게 미국 시장에서 4위를 차지하는 티모바일이다. 티모바일은 2011년과 2015년 두차례 각각 AT&T(2위 사업자)와 스프린트(3위 사업자)에 인수 합병을 시도했으나 FCC의 반대로 무산됐다. 상위 사업자들 간의 합병으로 경쟁업체가 줄어 독과점 가능성이 커진다고 판단하면서다. 반면 AT&T가 위성방송업체 다이렉티비를 합병하는 것은 승인됐다. 상호 간 서비스가 겹치지 않는 점을 인정했다는 분석이다.
방통위 측은 “방송 시장의 공정한 경쟁,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사전 심사에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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