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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간 마찰에 등 터진 현대차 공장

2차 협력사 대금 지급 미루자 3차 협력사 대표 잠적…울산·아산 그랜저 생산 중단

2·3차 부품 협력사 간의 마찰로 현대자동차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2차 협력사 한온시스템이 1,600억원가량의 부품 대금 지급을 미루자 불만을 품은 3차 협력사 대표가 잠적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공조설비 금형을 만드는 대진유니텍 대표는 거래업체인 공조시스템 회사 한온시스템과의 거래를 일방적으로 끊고 잠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관계자는 “A 대표가 금형을 만들어내는 금형틀을 갖고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이 부품 대금 납입을 미루자 불만을 품었고 결국 공급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보고 있다. ‘대진유니텍-한온시스템-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공급망 체계에 따라 이날 스타렉스·맥스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4공장과 아산공장에서 제작되는 그랜저 생산이 온종일 중단됐다. 기아차 화성공장도 부품 재고가 소진돼 생산중단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규모가 커진 이유는 현대·기아차가 직서열 방식(JIS·Just In Sequence)으로 차량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서열 방식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동시에 순서대로 모듈을 생산해 필요 시점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부품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은 현대모비스는 모듈 형태로 조립해 현대·기아차로 이를 운반한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직서열 방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거리에 두 공장을 배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비용을 줄일 수 있어 현대·기아차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생산방식이지만 이번 사태에는 악재로 적용했다”며 “현재 피해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드문 초유의 사태”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이 협력사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비스테온의 지분을 매입해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한라비스테온공조에서 한온시스템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회사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협력사와의 관계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2·3차 업체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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