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 한국법인 출범 3년 동안 수탁고를 1조원 끌어올렸습니다. 기관 중심 영업에 그치지 않고 리테일(개인투자자)을 확장해 신규 자산을 늘려가겠습니다.”
곽태선(사진)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기관과 리테일의 비중을 6대 4로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 베어링금융그룹은 지난 2013년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을 인수해 국내에 진출했다. 곽 대표는 세이에셋 시절인 1997년부터 20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
베어링은 국내 기관 자금을 운용하고 있던 세이에셋 덕분에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해외펀드 외면 속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냈다. 현재 베어링의 수탁고는 8조9,000억원으로 출범 3년 만에 1조원이 늘었으며, 수수료 수익도 30% 증가했다.
곽 대표는 올해 해외주식형펀드에 비과세 혜택이 부활한 만큼 해외펀드 라인업을 확충하고 리테일 부문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판매사도 45곳으로 늘렸다. 곽 대표는 “출범 당시 리테일 비중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며 “4배가 늘어난 지금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미약하지만 향후 10년을 생각하면서 기반 마련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어링은 조만간 ‘아시아성장주펀드’와 ‘글로벌리소스펀드’ 등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운용 중인 해외펀드는 주식형 6개와 혼합형 2개로 총 8개다. 아시아성장주펀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업 성장 잠재력 대비 주가가 낮은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곽 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이익을 보면 아시아가 전 세계 25%를 차지하고 있는데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2%에 불과하다”며 “비과세 혜택이 10년인 만큼 장기투자로 봤을 때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신흥국 주가가 상당히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운용 중인 4개 국내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 확대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02년 곽 대표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배당주펀드인 ‘베어링고배당펀드’는 연초 후 수익률이 4.58%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성과(0.95%)를 크게 웃돌고 있다. 곽 대표는 “배당주 투자 매력 중 하나는 주가가 떨어져도 최소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성”이라며 “미래 배당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시장 평균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주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또 최근 베어링 본사가 4개 글로벌 금융회사를 합병함으로써 한국법인의 사업 영역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뱁슨은 채권과 하이일드, 코너스톤은 부동산, 우드크릭은 실물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며 “이번 통합으로 국내 투자자에게 훨씬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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