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SLBM 10발 장착 잠수함 개발하나
“3,000톤급으로는 불가능, SLCM은 가능”
장보고Ⅲ 개량형부터 수직발사관 10개
과연 우리 해군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0발을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 운용할 것인가. 북한의 SLBM 시험발사를 계기로 군이 이 같은 성능의 잠수함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2025년께 건조할 3,000톤급 장보고Ⅲ 배치(batch)-2 잠수함에 SLBM용 수직발사관 10개를 장착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군은 이런 계획이 없다. 군의 무기체계 조달을 책임지는 방위사업청은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해군의 한 예비역은 “SLBM용 발사관을 10발 탑재하려면 적어도 8,000톤급 잠수함이 필요하다”며 “종심이 짧은 한반도 지형상 SLBM이 필요한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발사관 숫자를 건조 중인 장보고Ⅲ 배치-1의 6개에서 10개로 늘릴 계획은 갖고 있다. 방사청은 이마저도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나 발사관 수가 10개가 아니라 12개로 늘리자는 제안도 나오는 상황이다.
늘어날 발사관에 탑재할 미사일은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이다. SLBM이 아니라 잠수함탑재순항미사일(SLCM)이라는 얘기다. 둘의 차이는 크다. 탄도미사일은 일정한 궤도를 따라 유도되는 반면 순항미사일은 미리 입력된 좌표에 따라 지형을 확인해가며 목표를 타격하는 방식. 순항미사일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이다.
탄도미사일은 보통 음속의 3~5배(마하 3~5)의 초고속으로 날아가지만 순항미사일은 프로펠러 항공기와 비슷한 아음속(음속 이하) 수준이다. 속도가 느린 대신 정확도가 매우 높은 게 특징이다. 미국은 이라크와의 전쟁에서도 가장 먼저 토마호크 미사일로 전략 목표를 제압했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은 무기로 꼽힌다.
우리 해군이 사용한 순항미사일은 해성3 순항미사일. 현무3 미사일의 수중발사형인 함대지 미사일이다. 사정거리가 1,500㎞로 토마호크보다 짧아도 한반도 어떤 지역도 커버할 수 있으며 정확도가 토마호크 이상으로 알려졌다. 해성3 미사일은 해군이 운용 중인 1,800톤급 장보고Ⅱ 잠수함에도 배치돼 있다. 다만 장보고Ⅱ 잠수함에서는 수직발사기가 아니라 함수의 수평 어뢰 발사관을 통해 발사하는 방식이다.
해군이 건조할 3,000톤급 장보고Ⅲ 배치-2는 장보고Ⅲ 배치-1의 발전형으로 추진기관을 정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방사청과 생산업체들은 수직발사기로 미국의 최신형 줌왈트급에 탑재된 MK57 수직발사기의 성능에 근접하는 수직발사기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소형화한 원자력 동력 탑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전통적인 디젤과 신기술인 리튬이온 전지가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론을) 경청하고 있으나 정책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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