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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교란은 별빛을 서치라이트로 가리는 원리

北 시도한 GPS 교란과 대응기술은

1970년대 美 군사용 개발 GPS

항공·통신·금융망 등 널리 사용

신호세기가 약하다는게 취약점

"전파 혼선시키는 재밍 막아라"

이상신호 차단 '필터링시스템' 등

항재밍 기술 연구 활발하게 진행

GNSS(위성항법시스템), GPS 수신기에 입력되는 재밍신호를 제거함으로써 재머의 영향을 최대한 축소시켜 수신기의 동작을 정상화시키는 재밍대응 위성항법장치. /출처=LIG넥스원




북한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 교란을 시도했다. 북한은 황해도 해주, 평강, 금강산 인근에서 시작해 연안과 개성까지 교란 발신원을 바꿔가면서 GPS 신호 교란을 시도했다. 교란 신호 세기는 -90∼-105㏈m으로 이전보다 더욱 강화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GPS 전파 교란이 줄 수 있는 영향과 이에 대응하는 기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말 그대로 위치와 시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민간과 군을 가리지 않고 위치·시각 정보가 필요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시초는 1970년대 미국 국방부에서 지구상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군사 목적의 시스템이었으나 현재는 민간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차량을 비롯해 항공기·선박의 내비게이션 장치에 쓰이고 건설 부문에서 다리나 건물의 측량 과정에서도 쓰인다. 시각 정보를 얻는 데도 폭넓게 쓰인다. 휴대폰 등 이동통신망의 시각 동기화, 스마트 그리드(정보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작동, 금융망에서의 각종 거래에도 쓰인다.

일상생활 전반에서 폭넓게 쓰이지만 GPS에는 커다란 취약점이 있다. GPS 신호 자체의 세기가 아주 약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더라도 주파수 간섭 등 GPS 신호 수신을 교란할 가능성이 높다. 지구에서 2만여㎞ 떨어진 위성에서 쏜 신호가 대기권을 통과하며 아주 약한 신호로 바뀌기 때문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열잡음들보다 신호 세기가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상정 충남대 교수는 “미국의 동쪽에 있는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있는 꼬마 전구들의 불을 켰을 때 그걸 미국 서쪽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려고 하는 것과 같다”며 “그때 가까운 곳에서 등대의 서치라이트와 같은 밝은 조명을 켜거나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면 이는 방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은 GPS의 취약점이며 특히 문제인 것은 고의적인 교란에 해당하는 ‘재밍(Jamming)’이다.

하지만 모든 교란이 큰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교란 신호로 영향을 받은 곳은 인천과 경기·강원 일부 지역으로 지난 5일 기준 항공기 962대, 선박 694척, 통신사 기지국 1,786곳에 GPS 교란 신호가 유입됐지만 특별한 피해는 없었다. 이 교수는 “일부 민간 어선에서는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항공기·선박 등은 GPS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항법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통신망에도 GPS 교란에 대비해 별도의 장치가 있기 때문에 1∼3일 정도는 일상에 큰 지장이 초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진다면 항공·금융·전력 등 모든 분야에서의 활동에 지장이 초래돼 일상이 마비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재밍에 대응하는 ‘항재밍’ 기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항재밍 기법은 GPS의 원리상 크게 시간적·공간적 기법으로 나눠서 파악할 수 있다. 시간적 기법의 경우 수신기에 강하게 유입되는 재밍 전력을 차단하기 위해 일종의 ‘필터’를 설치해 특정 신호를 차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이다. 수신기가 신호를 받았을 때 이상하다고 판단되면 재밍 신호로 파악하고 이를 필터링한다. 공간적 기법으로는 ‘배열 안테나 기술’이 있다. 특정 방향, 공간에서 오는 교란 신호를 아예 차단하는 방법으로 가장 효율적인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교란 신호가 오는 방향을 찾아내 안테나의 수신 패턴을 제어, 교란을 차단한다. 안테나 소자수가 늘어날수록 다양한 방향에서 오는 교란 신호에 대처할 수 있어 항재밍 성능이 강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시간적·공간적 기법을 합쳐 시간 영역에서 신호처리를 수행하는 STAP(Spatial Temporal Frequency Processing)과 주파수 영역에서 신호처리를 수행하는 SFAP(Spatial Frequency Array Processing) 기술이 ‘배열 안테나 기술’ 중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많이 활용된다.

더 나아가 미국에서는 GPS 신호보다 약 120㏈ 정도로 강한 교란 신호가 들어와도 GPS 신호를 수신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상파를 이용한 장거리 무선항법시스템인 ‘로란-C’를 개선한 ‘e로란’은 위성 대신 지상에 기지국을 세워 2차원 위치와 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신호 세기가 강해 교란 신호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위성항법시스템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해 위성시스템이 문제가 있을 때 항법시스템 및 타이밍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교란 신호원을 인지해 필터링하거나 일종의 우회 방법으로 GPS의 대체재를 활용하거나 전파 혼신원을 정확히 탐지하고 감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전파 탐지·감시 시스템을 더 치밀하게 구성하고 전파 교란에 대응하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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