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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자본시장 1번지' 여의도 잔혹사

외환위기 이후 간판 내린 곳만 8개사…'증권사 요람서 무덤으로'

여의도 32번지(현 국제금융로 6가) 증권가 전경./송은석기자




선풍적 인기를 모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는 증권사가 곧잘 등장한다. ‘1988’에서 주인공 성덕선을 향해 일편단심을 보인 최택의 직업은 프로 바둑기사다. 최택이 천재 바둑기사로 활약한 대회가 동양증권배. 중국·일본 선수를 꺾고 5연승을 거둔 대회 역시 우리증권배다. 시간이 훌쩍 흘러 동양증권은 대만계 유안타, 우리증권은 NH투자증권(005940)으로 각각 얼굴을 바꿨다. 바둑대회도 사라졌다. ‘1994’의 주인공 성나정은 고려증권 합격 통지를 받지만 외환위기발 부도로 백수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신사옥 입주 직전 부도난 고려증권 본사는 휴렉팩커드(HP) 사옥으로 바뀌었다.

증권 사관학교로 불렸던 대우증권(006800), ‘바이코리아’ 열풍으로 몰고 온 현대증권(003450) 역시 역사 속 이름으로 사라졌다. 미래에셋대우로 상호를 일찌감치 바꾼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증권(037620)과의 통합을 진행 중이고 현대증권은 KB금융(105560)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해 합병을 앞두고 있다. 부침이 심한 증권업의 특성상 간판이 바뀌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한국거래소 뒤편 서울 여의도 34번지(현 국제금융로 6길)는 증권사의 무덤이 돼버렸다. 새 주인을 맞는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증권의 옛 지번 역시 이곳이다.



여의도 34번지 일대는 명실상부한 자본시장의 ‘1번지’로 불렸다.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13개 증권사가 몰려 있었다. 하지만 구조조정 바람에 13개 회사의 운명은 달라졌다. 동서증권과 동남증권은 사라지고 LG투자증권·우리증권이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으로 바뀌었다. 동원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합병해 이곳을 떠났다.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증권은 간판이 머지않아 바뀐다. 그나마 대신증권이 올해 말 명동으로 복귀하면 처음 자리 잡았던 13개사 가운데 끝까지 사명을 유지한 곳은 부국·메리츠종금·한양· 신영증권(001720) 단 4곳에 불과하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에 비견되는 여의도 34번지는 한국 증권사 흥망성쇠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현장이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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