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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클린턴 vs 트럼프 본격 레이스> "한미동맹 근간까지 흔들리나" 초비상 걸린 외교·안보 라인

● 트럼프 "미군 주둔비 한국이 100% 부담해야"

韓 핵무장 용인 이어 대북정책도 압박 일변도

외교부"인적 네트워크 구축...외교 이해 높일 것"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이 4일(현지시간)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경선 판세가 일찌감치 압도적 1위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로 굳어진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경쟁자였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주지사가 이날 경선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로서는 지난해 6월16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323일 만에 16명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차례로 꺾으면서 경선판을 완전히 정리한 셈.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도 전날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사실상 당 대선후보”라고 밝혔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국내 외교·안보 라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주축인 한미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주장을 해온데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달리 한국과의 인맥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외교정책 기조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한 신(新)고립주의다. 대외적 개입을 줄이고 미국 국내로 눈을 돌리면서 동맹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을 늘리지 않으면 당선 후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CNN 방송 인터뷰에서도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들이 방위비를 100%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아도 5년마다 열리는 방위비 분담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으로부터 분담금 인상 압력에 시달려온 한국 입장에서는 엄청난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의 연장선에서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미국이 확장 억지 개념으로 제공해온 ‘핵우산’을 재정 부족으로 철회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아 방위비 분담 압력을 가중시키겠다는 심산이다. 이미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및 수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국내 보수층 일각에서 독자적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는 ‘채찍과 당근 모두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클린턴과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미치광이(maniac)’로 표현하고 대화보다는 대북 압박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영향력을 사용해 중국의 대북 압박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도 여러 차례 밝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흘러왔던 국제주의·개입주의 기조를 유지하려는 힐러리 후보와 달리 트럼프는 고립주의 성향을 강화하면서 자국 이익 중심으로 가려 한다”면서 “아마 한미동맹 체제는 유지하겠지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거나 주한미군 규모 축소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부담이 상당히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또 “지금부터라도 우리 정부가 트럼프 쪽에 접촉하고 친분을 쌓아 우리 측 입장이 그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각 후보 진영과의 네트워크 구축, 접촉 강화를 통해 우리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 제고 노력을 지속해나가고 있고 오는 11월 본선까지 대선 동향을 예의 주시해나갈 예정”이라면서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공통의 가치에 기초한 한미동맹은 공고히 발전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트럼프의 당선에 대비해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주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분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의 ‘안보 무임승차론’은 한국보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트럼프 진영의 한 인사가 주변에 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향후 본격 대선 레이스에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이 바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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