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더욱 늘고 있는 요즘 볼거리 많은 제주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가 바로 전기자동차다. 시내 곳곳과 관광지에서 보게 되는 전기차 충전 모습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당기는 것이다. 충전방식은 어떤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유심히 지켜보고 흥미로워하는 모습은 요즘 뜨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나타낸다. 그러나 전기차는 이미 제주에서는 흔한 풍경이다. 도지사가 관용차로 전기차를 타고 있고 전국 전기차 공급량의 약 40%가 제주에서 운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한 게 바로 지난 3월 제주에서 열린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다. 145개 기업이 참여했고 관람객 7만여명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져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고 특히 세계 각국에서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전기차 기술과 급성장하는 전기차 연관 산업,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각국의 높은 관심과 투자 규모를 확인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기자동차엑스포를 통해 제주도가 전기차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고 있고 이를 상징적으로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제주도는 예측 가능한 운행거리와 따뜻한 기후, 또한 전기차 중장기 공급계획 등을 갖고 있어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최적지이다. 따라서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들이 제주를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와 미국 로컬모터스가 제주도 진출 의향을 밝혔고 전기차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가진 미국 테슬라의 제주 진출 계획도 점쳐지고 있다.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 실현을 위해 최근 ‘도민 소득으로 이어지는 태양광발전 보급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감귤 폐원 예정지와 마을 소유 공유지를 활용해 태양광발전시설을 보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도민 소득과 연결되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이다. 풍력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을 육상 450㎿, 해상 1,900㎿ 등 모두 2,350㎿ 규모를 시설하고 모두 6,605Gwh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2030년까지 제주도 전력사용 예상량 125억㎾h의 53%에 해당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지난해 민간기업에 주던 풍력개발지구 인허가 제도를 없애고 공공주도 개발 방식으로 전환했다. 제주의 바람을 공공자원화해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이 도민들에게 환원되도록 한 것이다.
지난달 6일 제주도는 LG화학 등 국내 대기업과 풍력발전연계형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의 ESS로 풍력발전기의 안정적인 전력 생산과 효율적인 저장·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국내 최초 개발될 경우 제주도가 청정에너지 생산·보급 교두보이자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제주도가 테스트베드 전략을 통해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수행될 경우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와 비교해 90% 이상 사라지고 일자리 5만개 창출 효과, 그리고 연료비와 탄소배출권 구입비 등 개인과 기업·정부에 수십조원의 경제·연관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세계 에너지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올해 제주도는 전국의 전기차 공급물량의 50%인 4,000대 공급을 비롯해 해상풍력단지 개발계획과 글로벌 테스트베드 확장 등 카본프리 아일랜드 실현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30년 카본프리 아일랜드 실현,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바로 제주도에서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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