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상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GIF 파일, 이른바 ‘움짤’ 파일을 한번이라도 누군가와 공유해봤다면 당신은 미래의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 도구를 이용해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출범 3년을 맞은 GIF 파일 공유사이트 ‘지피(Giphy)’가 우리에게 말하고픈 메시지다.
트위터 등 SNS는 바쁜 현대인에게는 과도한 시간투자를 요구하지만 움짤은 간단히 확실한 의사표현을 가능케 해준다는 것이다. 현재 월 6,500만명 이상이 GIF 파일의 검색과 공유를 위해 지피를 이용한다. 하지만 미래의 대화는 단순히 피아노를 치는 고양이나 비욘세의 춤사위의 움짤을 공유하는 것 이상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게 설립자 알렉스 청의 주장이다.
움짤 검색 엔진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
누구도 자기표현을 위해 구글을 검색하지 않는다. 행복, 슬픔 같은 단어로 검색을 해본지가 언제인가? 설령 있더라도 항우울증 약물이나 위키피디아의 단어설명 등 초등학생 숙제에나 도움이 되는 정보 밖에 없었을 것이다. 구글의 검색결과 노출 순위는 라이브러리 관리를 위한 인용색인에서 추출한 것으로 모든 대중문화를 포괄하지 않는다.
움짤을 미래 의사소통 도구 보는 이유가 뭔가?
인터넷은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을 바꿔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뉴욕 타임즈가 아닌 친구나 트위터에서 정보를 얻는다. 동료 간의 정보전달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움짤은 정보의 공유와 자기표현을 위한 훌륭한 포맷이다. 우리는 묻는다. 인터넷이 우리를 눈물 흘리게 만들거나 감동시킨 적이 있냐고. 미담이나 수려한 시를 읽지 않는 한 어려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거의 매일 일어난다. 움짤에는 미담 이상의 효율성이 있다. 대중문화의 모든 어휘가 담긴 사전을 이용한 가장 쉽고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방식이다. 때문에 우리는 향후 움짤이 매우 실용적 목적으로 쓰일 것으로 본다. 예컨대 어떤 헤어스타일을 할지 고민스러울 때 움짤을 찾으면 5초 내에 답이 나온다. 심폐소생술, 하임리히 응급처치법, 요리법 등도 신속히 배울 수 있다.
지금껏 경험한 움짤의 가장 놀라운 활용법은 무엇이었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음악 페스티벌에서 한 어머니가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감사를 표하고 싶어요. 저희 아이가 자폐증이 있는데, 지피를 통해 사람들의 감정을 가르쳤어요. 지피 말고는 그렇게 할 만한 곳이 없더군요.” 정말 가슴 벅찬 순간이었고,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내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굉장하다. 또 다른 것도 있나?
무용수들은 특정한 동작들을 모아서 하나의 안무를 완성한다. 이는 춤의 언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언어는 종이 위에 표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움짤은 다르다. 안무를 위한 최고의 스케치이자 춤동작을 코드화할 최적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움짤은 결국 인간 본연의 표현방식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듯하다.
사실이다. 움짤은 다른 포맷으로는 불가능한 개념을 제한 없이 표현할 수 있다.오늘날의 의사소통은 메시징이다. 인터넷상의 모든 것이 대화에 기반하고 있으며, 메시징 앱을 통해 공유된다. 움짤을 이용하면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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