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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인사이드>클린턴 '안정형 인덱스' VS 트럼프 '공격형 헤지펀드'...투자성향도 극과 극

안정형 추구 클린턴…뱅가드인덱스·JP모건 상품에 주택 뺀 거의 전자산 투자

지지자 버핏과 닮은 가치투자 은행 통한 보수적 관리 성향

공격형 스타일 트럼프 1억7,200만弗 유동자산 절반을 헤지펀드에 베팅

"미국내 일자리 없애" 비판한 애플·포드 주식도 다량보유





부동산 재벌로 유명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억대 강연료를 받는 자산가인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투자 성향은 정치 성향만큼이나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의 트럼프 후보는 유동 자산의 절반 이상을 헤지펀드와 주식에 베팅하는 ‘공격형’ 투자를 즐기는 반면, 진보진영의 대표 주자인 클린턴은 패시브 펀드(인덱스펀드)와 은행 계좌로 재산을 관리하는 전형적인 ‘안정형’ 투자가의 모습을 보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한 재산 내역을 보면 부동산 개발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트럼프 후보는 전 재산이 100억달러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 가운데 1억7,200만달러는 부동산 등을 제외한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49%인 8,400만달러 상당을 헤지펀드에 투자했다. 그가 가장 큰 금액을 밀어 넣은 헤지펀드는 블랙록이 운영하는 옵시디안 펀드로 투자액은 2,500만~5,000만달러 규모다 트럼프 후보는 또 ‘헤지펀드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존 폴슨 회장이 운영하는 폴슨앤컴퍼니의 헤지펀드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우량하다고 생각되는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는 과감히 수십만 달러를 베팅했다. 재미있는 점은 그가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며 비판해온 휴대폰 제조사 애플, 자동차업체 포드, 캐리어에어컨의 모회사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X) 주식과 채권이 트럼프의 주요 재산 목록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후보는 애플 주식과 채권을 각각 60만달러 상당씩 보유하고 있으며, 포드 채권도 50만달러 어치나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UTX 주식 보유액은 10만달러 미만이었다. CNN머니는 트럼프의 재산 목록은 그의 정치적 견해와 투자 결정이 180도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자산을 모두 수익형으로 투자한 것은 아니다. 유동자산의 4분의 1가량은 안전자산에 배치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그는 금융자산의 21.5%인 3,700만달러 상당을 현금으로 갖고 있으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100만~500만달러 어치 보유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주식에 투자할 때도 1,000달러 이상을 투자한 종목이 100여 개에 달해 ‘분산투자’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유력후보인 클린턴은 정치 성향과는 달리 매우 보수적 투자를 했다. 같은 날 공개된 그의 재산 내역에 따르면 2001년 백악관을 떠날 때 완전 파산 상태에 가까웠던 클린턴 후보의 총 재산은 현재 1,130만달러에서 5,270만달러 사이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고액보수’ 논란으로 지지율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저술·강연·컨설팅 활동 대가를 차곡차곡 모아 형성한 것이다.

부를 축적한 방법이 다르다 보니 클린턴의 투자 전략도 트럼프와는 상이하게 다르다. 클린턴은 ‘뱅가드 500 인덱스펀드’와 JP모건의 관리 계좌 등 안정성을 강조한 금융상품를 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 곳에 투자된 금액은 각각 500만달러에서 2,500만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주택을 제외한 클린턴 후보의 전 재산에 가깝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매체 포천은 클린턴 후보의 투자스타일이 가치투자의 대명사이자 그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닮아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대선에서 맞붙을 것이 기정 사실화된 두 후보간 ‘번외’ 투자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 두 후보의 재산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블랙록의 헤지펀드와 뱅가드의 인덱스펀드 수익률을 놓고 비교하면 중단기적으로는 클린턴,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수수료가 0.05%에 불과한 뱅가드 펀드는 수수료를 제한 연평균 순수익률이 최근 1·3·5년 기준으로 블랙록의 헤지펀드에 앞서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면서 운용수수료 1%와 성과보수 20%를 떼어가는 블랙록의 헤지펀드에 10년 이상 장기로 투자했다면 S&P500지수 하나만 바라보는 뱅가드 펀드보다 투자 성적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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