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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15년 허송세월 보낸 일본에서 배워라”

LG경제硏, '일본기업 구조조정 20년의 교훈' 보고서





닻을 올린 우리나라 기업 구조조정을 두고 1990년 버블 붕괴로 구조조정이 시작됐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일본의 구조조정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31일 ‘일본기업 구조조정 20년의 교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기업의 경우 1992년 경제성장률이 0%대로 떨어진 시점에도 이를 통상적인 경기순환으로 간주해 근본적인 혁신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에만 주력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비용절감 대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결국 장기불황을 초래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990년대 제조업에서 과잉설비, 과잉인력, 과잉채무 등 3대 과잉 문제가 대두했으나 기업은 원가 절감, 경비 삭감 등 통상적인 불황대책에 치중해 근본적인 혁신보다는 참고 견디는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일본 기업 전반에 부실이 확대되고 이들을 지원해 왔던 대형은행들의 경영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본은 2000년대 초반 은행, 철강,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 주요 산업에서 대기업간 통합이 크게 증가하는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2000년대 중반 정부 정책도 강제적인 행정지도에서 상시 구조조정 유도체제로 바뀌면서 구조조정의 성과가 그나마 가시화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5개사(社) 체제였던 철강산업의 경우 신닛테츠스미킨과 JFE 등 대형 2개사와 코베제강소 등 중견 3개사 체제로 통합되면서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기업통합과정에서 철강산업의 1인당 조강생산량은 1990년 대비 72%까지 크게 증가했다. 일본의 화학 기업도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통폐합 과정을 거쳐 활로를 찾았다. 다만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구조조정에 실패했고, 조선업도 아직은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일본기업은 버려야 할 성공방정식과 지켜야 할 핵심경쟁력을 구별해서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사업 축소 전략만으로는 (구조조정의) 한계가 있으며 성장 전략 병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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