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지난달 28일 숨진 김씨의 분향소가 차려진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한 은성PSD 직원이 모 매체에 “사측에서 함구령을 내렸다. 이마저도 말하면 안되니까 듣지 않은 걸로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성PSD는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협력업체로 사망한 김씨가 소속돼 있던 회사다. 은성PSD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유지·보수 업무의 약 70%가 1인 작업으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업체측은 ‘2인 1조’로 기록을 조작해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군을 조문하러 온 회사 동료들은 “용역업체의 열악한 근무조건은 이미 다 알지 않느냐”며 “얘기 못 해줘서 미안하다. 빨리 안가면 맞아 죽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초 서울메트로 측이 전날 사과문과 함께 유족 측과 장례 절차를 합의해 빈소가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족 측 입장은 달랐다. 빈소 설치를 비롯해 모든 장례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건대병원 장례식장 일정에 김씨의 이름은 없다. 발인 날짜와 장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김씨의 이모는 “사측과 장례 절차에 대해 어떤 얘기도 오간 게 없다. 빈소를 차린 적이 없는 것”이라며 “일단 조카의 잘못이 없다고 사과한데다 조카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찾아주신 분들을 위해 분향소를 만든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서울메트로 측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과문을 언론에 뿌린 것이지 우리에게 정식 사과한 것이 아니다. 분향소를 찾아왔길래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이재범 은성PSD 대표도 전날 오후 8시15분께 병원을 찾았으나 유족들의 반대로 조문하지 못했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측이 보낸 근조화환은 건대병원 장례식장 바깥에 놓여있다. 반면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여성연맹, 은성PSD 노조 측의 근조화환이 분향소 안에 세워져 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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