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001470)의 매각이 결국 불발됐다. 지난달 18일 본입찰에 외국계 전략적투자자(SI)가 단독 응찰했지만 보름이 넘도록 자금 증빙에 실패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삼부토건의 회생채무부담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된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에 대한 인수계약이 지난달 성사되며 삼부토건의 매각 기대감이 다시 높아졌지만 건설업종 자체의 불황은 넘어서지 못했다.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삼부토건 매각에 단독 응찰한 인수후보자가 우선협상대상자 기준에 부합하는 자금 증빙을 하지 못했다”며 “재매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과 법원은 협의를 거친 후 다시 매각 절차를 구체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에 단독 응찰한 인수후보는 지난달 26일 자금 증빙을 보완한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지만 법원의 요구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매각불발에 삼부토건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19% 하락한 1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단인 시중은행들은 매각 불발 불안감에 일찌감치 삼부토건 지분을 전량 매도했고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삼부건설공업 매각까지 최근 실패하자 삼부토건 역시 매각이 힘들 것으로 전망돼왔다. 건설업계는 토목에 강한 회사가 아닌 이상 매력적인 건설사 매물로 평가 받기 어렵다는 평가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131개 상장 건설사들의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8.7%, 영업이익률은 -1.9%였다. 건설업종 불황이 계속되자 자금력이 충분한 인수후보자도 토목 중심의 건설사 인수만 고려하는 형편이다. 올해부터 토목 분야에 종합심사낙찰제가 도입돼 수익확보가 유리해졌고 주택건설회사들이 토목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호반건설이 인수한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도로·터널 등 공공 토목공사 매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동아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M(삼라마이다스)그룹도 “토목 분야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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