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포시도니아2016]한국기업 100여곳 참가… "하반기 수주 확 달라질 것"

유례없는 침체·구조조정 여파

수주목표 10%도 못 채웠지만

첨단 고부가선박 기술력 압도적

유럽시장 수주 발판 재도약 겨냥

6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국제 조선·해운박람회(포시도니아) 2016’을 앞두고 행사 장소인 그리스 아테네에 모인 각국의 조선·해운업계 관계자들이 4일 사전 기념행사인 달리기 대회에 대비해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포시도니아박람회SA




“‘포시도니아(국제 조선·해운박람회) 2016’은 업계가 유례없는 도전을 받고 있는 와중에 개막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회는 분명 남아 있습니다.”

테오도르 베니아미스 그리스 선주협회장은 6일(현지시간 ) 포시도니아 2016 개막에 앞서 현지에서 내놓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 경기의 장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조선·해운업계가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극한 위기에 내몰렸지만 업계 재편과 첨단 신기술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포시도니아가 열리고 있는 그리스 아테네 현지에서 만난 우리 기업인들 역시 지금은 생존을 위해 절박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박람회를 부활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박람회에 앞서 우리 조선업계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 자구안을 확정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안에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하고 4,000억원 규모의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놓는다. 산업차량·태양광·로봇산업·터보기계 등 비조선 부문 사업은 내년까지 분리 매각한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7년까지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판교 연구개발(R&D) 센터와 거제삼성호텔 등 팔 수 있는 부동산을 팔고 인력감축을 통해 1조5,000억원대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플로팅 도크 같은 생산설비의 30%를 감축하는 한편 국내외 자회사 14곳과 본사 사옥을 매각하고 잠수함 등 방위산업 부문을 분리해 5조2,000억원을 마련한다. 이들 ‘빅3’의 자구안 규모는 10조원이 넘는다.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대형 조선소의 한 고위 임원은 “채권단과 당국도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먹고살 것(신규 수주)을 찾는 데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조선사들에 남은 목표는 올 하반기 수주에서 물꼬를 트는 일이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빅3가 올린 수주 규모는 목표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올 수주 목표는 해양플랜트를 포함해 195억달러(약 22조1800억원), 삼성중공업은 125억달러(약 14조 2200억원)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도 108억달러(약 12조2900억원)의 수주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포시도니아에 참석한 조선업계 관계자들 역시 “어느 때보다 중요한 행사가 됐다.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우리 기업들이 첨단 고부가 선박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만큼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최대 조선시장인 유럽에서 수주 가뭄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최근 자료를 보면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잔량은 625척으로 중국(1,548척)에 크게 뒤진다. 하지만 수주잔량을 금액으로 따지면 중국 629억달러, 한국 579억달러로 척당 가격에서 한국이 2.28배나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본(수주잔량 863척, 391억달러)보다도 월등히 앞선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조선소는 국내 시장이 협소해 자국의 선박 발주를 기대할 수 없어 중국·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주가뭄 피해가 커 보인다”면서 “예년에도 포시도니아를 기점으로 유럽 선주들로부터 주문이 이어졌듯 올해도 하반기에 눈에 띄는 수주 증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손꼽는 시장 가운데 하나는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라인과 일본 미쓰이OSK라인은 최근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운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LNG를 연료로 하는 대형 상선은 높은 비용 때문에 상용화하기 어렵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 선사들은 LNG 연료를 해상에서 공급할 수 있는 ‘LNG벙커링’ 선박을 촘촘히 설치하면 LNG로 움직이는 대규모 선대를 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해외 선주들 사이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국내 조선업체의 정상적인 선박 건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은 포시도니아 기간 중 유럽 내 최대 해운국인 그리스의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조선업계를 위한 한국 정부·금융권의 지원방안을 공유하기로 했다. 포시도니아에 참석해 영업활동을 벌이는 국내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공식행사 외에 선주들과의 비공식 만남에도 국내 금융권 관계자들이 일부 동석해 조선업체들에 대한 선박 금융 지원을 약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2만명, 1,900여개 업체가 찾는 포시도니아는 2년마다 개최되며 올해는 아테네 국제공항 옆 메트로폴리탄 엑스포에서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홀수 연도에 열리는 노르웨이 ‘노르시핑’, 9월 개최될 독일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SMM)’와 함께 세계 3대 조선 박람회로 불린다.

/아테네=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