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인류는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서 살게 될지 모른다. 그 전이라도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서 달이나 화성 등의 천체에 우주식민지를 건설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 우주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번식, 즉 임신과 출산이 가능해야 한다.
아주 최근까지 이 부분에 대해 과학계의 입장은 회의적이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1996년 우주에서, 2009년에는 무중력 시뮬레이터 안에서 포유류 배아를 키워 봤는데 어떤 배아도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 배아생물학 연구팀이 올 4월 발사된 미세중력 위성 ‘SJ-10’에 6,000여개의 쥐 배아를 실어 보내 성장시킨 결과, 세포분열을 거쳐 배반포로 성장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보도에 의하면 연구팀은 4시간 마다 카메라를 통해 배아의 상태를 확인했으며, 발사 후 4일 내에 다수의 배아가 배반포기에 진입했다고 한다.
이는 무중력 상태에서 배아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로, 우주공간에서 인간의 생식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쥐 배아가 성공했다고 인간 배아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당연히 없다. 연구팀은 정확히 몇 개의 배아가 배반포로 성장했는지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탠퍼드대학의 번식 생물학자 아론 슈 교수는 이번 실험이 유인 우주탐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쥐 배아를 통해 내딛은 작은 한 발자국이 인류 번식의 거대한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19일 연구팀은 위성의 잔해를 몽골에서 수거했다. 지금쯤이면 이때 수거된 배아를 가지고 한층 정밀한 분석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ANSWERS BY Daniel Eng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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