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 해임안을 공식안건으로 올려달라고 이사회에 공식 요구했다.
당초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주총 안건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으나 검찰이 신동빈 회장을 직접 겨냥한 수사에 나서면서 그룹 안팎의 분위기가 반전되자 해임안을 두고 다시 한 번 표 대결을 벌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를 99% 지배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핵심 기업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간호하기 위해 지난 8일 방한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조만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광윤사(28.1%)를 제외하고 초대 지분을 지닌 종합원지주회(27.8%), 임원지주(6%) 등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검찰의 롯데 본사 압수수색이 진행된 10일 일본어 홈페이지를 통해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체제의 문제점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며 신동빈 회장을 거세게 압박했다.
수세에 몰린 신동빈 회장은 당초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리는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뒤 주말에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또다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면서 행선지를 일본으로 변경해 주주들을 직접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과 별개로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압수수색 당시 롯데 핵심 계열사의 핵심 부서가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를 담당한 직원 L모씨 등 3명에 대해 11일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이날 소환조사에 나섰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자료에서 “1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정 연기를 공식화했다.
이어 “상장 등 향후 방안에 대해 관계기관과 신중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혀 무산 가능성도 내비쳤다. /서일범·이종혁·진동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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