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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의 성장 아이콘 ‘바이오’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김치'에 깃든 잠재력 이어져

글로벌 경쟁서도 성과 꾸준

전문가 육성·R&D 지원 등

정부, 기업과 함께 노력할 것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김치로 대변되는 한국의 전통발효음식은 가히 세계적이다. 삼국시대부터 즐겨 먹었던 김치는 최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데 핵심은 바로 미생물발효기술에 있다. 우리 선조들은 배추를 절이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유해 미생물을 떨궈 내고 양념으로 절이고 발효하면서 수억 마리 유산균이 살아 있는 김치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바이오기술은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삶의 변화를 이끈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우리의 재능은 20세기 이후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전쟁 후 보릿고개 시절, 3원 교배라는 창의적인 육종방법을 통해 개발된 ‘통일벼’ 덕분에 쌀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증가해 쌀의 완전자급을 이룰 수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유행성출혈열의 진단법과 백신 개발, 미생물 바이오산업의 초석을 다진 라이신·핵산발효기술 개발, 세계 11번째 신약 개발국의 지위를 획득하게 했던 국산 제1호 신약 ‘선플라’ 개발, 세계 35개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글로벌신약 개발 ‘팩티브’,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등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좋은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면면을 짚어보면 바이오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감소하고 잠재성장률 저하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특히 철강과 조선, 해양플랜트와 석유화학 등 그간의 성장과 고용을 이끌어온 전통 주력산업들이 구조 조정에 직면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국면을 타개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시점에서 ‘바이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 구조적 요인도 있지만 이미 바이오는 우리 국민에게 매우 친숙하고 또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기술 수출 소식에 바이오 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바이오 연구·산업 현장에서는 우리가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느낄 수 있다. 창의적이고 우수한 과학기술인들이 오랜 기간 이뤄낸 크고 작은 성과가 하나둘씩 가시화되면서 우리에게 숨어 있던 저력이 깨어나고 있다. 이러한 저력은 바이오가 단순한 기대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데 있어 기름진 토양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지난달 25일 바이오특별위원회를 열어 ‘바이오 중기(2016~2018) 육성전략’을 확정한 바 있다. 이번 육성전략에는 창업 초기기업 지원펀드, 바이오 제품 인허가 신속심사제도 도입, 전용 실험실을 갖춘 창업·보육공간의 확충, 연구개발(R&D) 세제 지원 확대 등 다수의 정책과제들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략에서는 민간 중심의 역동적인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가 앞장서 주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가 기업들과 소통하면서 기업들이 주체가 돼 마음껏 연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정부는 바이오 분야의 R&D, 사업화 지원, 전문인력 육성, 규제 개선 등 생태계 조성 관점에서 정부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0년에는 4,273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쯤이면 바이오 시장이 3대 수출산업인 자동차·화학·반도체 시장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규모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날로 경쟁이 심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간의 역사에서 드러나듯 우리의 저력은 충분하다.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규제를 선진화해나간다면 머지않아 세계 최고의 바이오 강국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다양한 성공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약할 바이오를 꿈꾸면서 그 길에 바이오 육성전략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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