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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전 국민연금 공공투자 반대하던 김종인, 찬성 돌아선 이유는?

고금리 시절과 달리 저금리 기조 이어져 투자처 마땅찮아

"5% 수익만 내도 국민연금 적자 안나" .. 적극적 찬성 행보

더민주 "공공임대 주택 투자땐 10%대 수익률 가능" 대표공약 만들 포석





국민연금의 공공 분야 투자를 적극 찬성하고 나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2년 전 민주당 의원 시절에는 반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004년 민주당 의원 시절 당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국민연금 기금의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당시 “연기금을 수익성 없는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것은 과거 은행권이 도산 위기에 빠진 기업에 강제대출을 해주다 동반 부실을 맞고 외환위기를 초래한 것과 다르지 않다”며 국민연금의 공공 분야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 등 여권이 한국형 뉴딜정책을 추진하며 국민연금 기금의 SOC 투자를 확대하려 하자 김 대표가 제동을 건 것이다. 김 대표는 국민연금이 도입된 이듬해에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는 등 연금 전문가로 통했다. 김 대표의 당시 주장은 현재 정부와 여당이 “연기금을 통한 공공 부문 투자는 위험하다”고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랬던 김 대표가 더민주 대표를 맡고 4·13 총선 과정을 진두지휘하면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공공 부문 투자 확대를 위한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김 대표 주도로 당내 국민연금 공공투자 특별위원회가 꾸려졌고 이날 1차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공공임대 주택을 저렴하게 제공해 저출산 해결의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출산의 근본원인을 따져 들어가면 신혼부부들이 주택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출산이 늦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연금을 공공임대 주택에 투자해 공급을 확 늘리면 저출산 문제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계산이다. 12년 만에 반대 의견에서 찬성 의견으로 돌아선 것뿐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의 안정성을 강조하던 김 대표가 최근 말을 바꿨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가 12년 만에 전향 아닌 ‘전향’을 한 것은 과거와는 다른 초저금리 상황 때문이다. 과거 고성장 시기에는 연간 목표수익률을 높게 잡았지만 현재의 저금리 국면에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도 어려워 5%대 수익만 내도 대박인 상황이 돼서다. 김 대표는 “국민연금이 공공임대 주택에 투자해 수익률이 5% 이상만 되면 국민연금 재정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4·13 총선 공약으로 처음 꺼낸 국민연금 공공 부문 투자를 20대 국회에서 적극 공론화해 더민주의 대표 대선 공약으로 키우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고 있다. 여론도 김 대표의 주장에 우호적이다. 더민주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국민연금 여유자금의 공공사업 투자에 찬성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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