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원에 가까운 명품 시계와 가방을 밀수입해온 밀수 조직 4개가 세관에 붙잡혔다. 이들은 밀수를 위해 외국인 운반책까지 동원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밀수입 4개 조직 27명을 붙잡아 총책 김모(39)씨, 권모(35·미국 교포)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운반책 이모(47)씨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미국, 홍콩 등 외국의 명품시계 판매점이나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한 시가 170억원 상당 명품시계 588점과 가방 48점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통해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운반책으로 고용한 러시아인, 일본인, 홍콩인 등 외국인에게 시계를 직접 손목에 차거나, 속옷·장난감 등에 숨기도록 지시해 국내로 명품을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태국인, 중국인 등이 우리나라를 떠날 때 공항 면세점에서 구매한 고가 시계를 홍콩 등지에서 넘겨받았다가 내국인 운반책이 다시 국내로 들여오기도 했다.
이들은 시계 상자와 보증서는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부치고서 정상경로를 통해 산 물품인 것처럼 속여 명품 판매장과 인터넷에서 판매했다. 권씨 등은 강남 압구정에 아예 판매장을 차려 직접 시계를 팔기도 했다.
이들이 밀수입한 물품 중에는 국내 판매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시계인 파텍 필립, 1억 5,000만원 상당의 리차드밀 한정판 등 초고가 시계와 5,000만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가방도 포함됐다고 세관은 전했다.
세관 관계자는 “고급 명품시계는 세율이 42∼48%에 달해 밀수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이 보장돼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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