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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멍멍·꿀꿀' 망언…현실 돼선 안된다

노현섭 기자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중요한 정책을 기획하는 교육부 한 고위 공무원이 말한 망언이다. 이 말에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교육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단어다. 지금은 낡은 이야기가 됐지만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성장 뿌리는 세계가 인정한 뜨거운 ‘교육열’에 있었다.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통계와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 색깔 논란이 불거져도 그래도 교육이 희망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대중들은 믿었다. 한국에서 교육은 불평등과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 고위 간부의 ‘진심이 담긴 망언’에 부정하고 싶었던 모든 게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가진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는 금수저 전형으로 불리는 수시모집, 현대판 음서제를 보여줬던 로스쿨 입시부정 사건 등이 이제는 단순한 일부만의 사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가 말한 1%의 특권층들을 위해 교육부가 오랜 기간 조금씩 교육제도를 바꾸고 있다는 의심이 들 정도다. 그의 망언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하루아침에 신분이 ‘개·돼지’로 격하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도 믿고 싶었던 교육이라는 단어의 힘이 무너지면서 이제는 더 나은 삶을 향해 갈 수 있는 마지막 출구가 막힐 수도 있다는 현실적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한 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교육부가 추진해온 정책들이 과연 100%의 행복과 평등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1%의 특권의식을 지키기 위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대중들이 적당히 짖어대다 알아서 조용해지기를 기다려서도 안 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사과문에 담긴 내용처럼 교육이 희망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다시 한 번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부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대중들에게 교육이라는 희망을 앗아간다면 간간이 나오는 ‘교육부 폐지론’이 이제는 여러 의견 중 하나로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대중들은 짖기도, 때로는 물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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