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에 들어가는 경로찾기 데이터가 쿠팡맨과 만나 쿠팡 ‘로켓 배송’의 강력한 추진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에 쿠팡 전용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쿠팡 측에서 이를 테스트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T맵에 활용되는 내비게이션 기술을 비롯해 배송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등을 탑재한 전용 단말기를 쿠팡에 공급하기로 하고 계약을 마쳤다. 이 단말기는 PDA(개인 휴대용 컴퓨터)형태로 소비자가 쓰는 T맵과는 들어가는 기술에 있어 일부 차이가 있다. 쿠팡 측은 “쿠팡맨을 대상으로 전용 단말기를 테스트하고 있다”며 “전용 단말기를 모든 쿠팡맨을 대상으로 확대할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1만여 명의 쿠팡맨이 이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배송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SK텔레콤과 쿠팡의 동맹이 주목되는 이유는 로켓배송에 미칠 시너지 때문이다.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기술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T맵’에서 확인됐듯이 국내 가장 많은 경로찾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월평균 이용자만 800만명에 달한다. 여기에 이달 초 다른 이통사 고객에도 T맵을 무료 개방하면서 데이터 정확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쿠팡맨이 쓰던 단말기의 경우 경로 찾기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배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3사에 경쟁 입찰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쿠팡이 원하는 맞춤 기술들을 탑재한 쿠팡맨 전용 단말기를 공급하기로 한 SK텔레콤이 선정됐다.
쿠팡은 지난해 주문 상품을 24시간 이내로 배송하는 ‘로켓 배송’으로 기존 대형마트까지 위협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까지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쿠팡의 배송 체계 변화 하나하나가 관련 업계에는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쿠팡맨 전용 단말기에 들어갈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단말기에는 쿠팡맨이 특정 지역에 배송을 할 때 물품별 배송지를 입력하면 효율적 경로에 따라 배송의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기능도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에게는 배송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기에 경로찾기 외에도 다른 기술도 들어갔다”며 “배송 우선 순위 제시 등 기술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탑재되는 기술에 대해서는 “설명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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