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헤이그 중재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패소한 가운데, 중국에서 맹목적인 국수주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태가 애플, KFC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넘어 폭행 등 극단적인 현상으로까지 번지자 중국 관영언론조차 시민들에게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 허베이성 탕산시의 KFC 점포 앞에서 항의시위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11개 도시에서 유사한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시위대는 “미국·일본·한국·필리핀을 배척하자”, “KFC와 맥도날드는 꺼져라”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KFC 점포 앞에서 손님들의 출입을 막고 항의 농성을 벌였다.
또한 “중국 사랑은 아이폰을 부수는 데서 시작한다”는 자막 아래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을 부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국수주의는 불매운동을 넘어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KFC 불매운동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린 남성이 구타를 당했고,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지하철에서 나이키 신발을 신었다는 이유로 한 남성이 폭행당했다.
이에 대해 관영 신화통신은 사설을 통해 국수주의는 진정한 애국이 아니라며 이성적이고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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