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삼성그룹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일본의 과거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조 위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한국 경제’를 주제로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조 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이다.
이날 강연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 다뤄졌다.
조 위원은 “인구가 줄어들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최근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은 20년 전 일본 경제와 소름 끼칠 정도로 비슷하게 닮아 있다”며 “우리는 일본의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본의 과거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가 마주한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도 초반까지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이 이어졌으며 고령화, 청년들의 무기력증, 저금리 등의 후유증이 나타났다. 이는 현재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들과 비슷하다.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나온 정유성 삼성SDS 사장은 “일본과 우리 경제가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은 주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글로벌 경제 상황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근 삼성이 처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홀딩스를 인수하며 사물인터넷(IoT) 강화에 나섰고 도시바가 3차원(3D)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하는 등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