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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예술성과 사회성 동시에 키우려면 연극이 최고죠"

고인돌 4기 강사로 참가한 박준용 연극평론가<br>고대 연극은 모두 고전...함께 읽기로 새로운 독서체험가능<br>청소년기에 연극체험기회 넓히면 사회성도 길러져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일상에서 터뜨리면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받기 십상이지만, 장소를 무대 위로 바꾼다면 감정의 찌꺼기 해소는 물론 정서적 치유에 이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올해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의를 처음 맡은 박준용(사진) 공연평론가는 최근 만나 연극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고인돌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다.

지난 13일 영신고에서 ‘영화가 죽어도 못 따라 오는 연극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마친 그는 “청소년기에 연극이 영화·드라마 등 영상매체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이해하면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며 “특히 연극은 예술성을 키운다는 기본 취지 외에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특성이 있어 협의와 타협 그리고 소통을 통한 사회성을 길러주는 공동체적 성격이 짙어 서양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무대 위 배우들과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연극은 평면 위에 전개되는 영화 등 영상매체와는 공감의 깊이가 다르다. 객석에 앉아 극중 인물에 몰입하다 보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친구와 가족 그리고 이웃을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청소년기에 연극의 매력을 맛보게 하기 위해 그는 단체관람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다짜고짜 학생들을 데리고 극장에 가기에 앞서 작가와 극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이거나, 관람 후 연출자와의 대화를 마련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교육적인 효과가 적지 않지만, 당장 연극을 학교 내에서 체험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학생들이 연극을 보고 서로 느낀 점을 이야기하면서 토론으로 연계한다면 매체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예술적인 상상력을 키우며 더불어 삶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연극이 독서와도 잘 어울리는 예술 장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이나 체호프의 갈매기 등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희곡은 대부분 고전”이라면서 “혼자 읽기 보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극중 인물의 역할을 맡아 함께 읽어보면 색다른 독서체험이 될 것입니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함께 읽기를 시작으로 연극에 관심을 키워간다면 직접 연기를 해 볼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인의 외로움이나 정서적인 불안은 혼자라는 느낌이 들어서일 것”이라면서 “연극을 관람하는 과정에서 극중 인물의 삶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여럿이 모여서 희곡을 함께 읽어가면서 예술적인 취미활동으로 확장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가꿔나갈 수 있다”며 현대인에게 연극이 꼭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고인돌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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