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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암'인줄 알았는데... 4050 위협하는 전립선암

연평균 12.7% 빠르게 증가

국내 남성 암 발생률 5위로

40~50대 발병 크게 늘어

비만남성도 발병위험 1.2배 ↑

초기엔 대부분 증상 없어

50세이상 年1회 조기검진 필요

빨간 육질 고기 섭취량 줄이고

토마토·당근·시금치 등

다양한 식물류 즐겨 먹어야





위암이나 대장암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연평균 12.7%의 증가율을 보이며 갑상선암에 이어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는 암이 있다. 바로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은 약간 큰 호두알 크기(성인남성 기준) 정도로 사정과 발기, 배뇨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식기관이다. 이 전립선의 일부 세포가 정상적인 세포 증식 조절 기능을 잃고 무질서하게 자라나 주위 장기나 림프절·뼈·폐 등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는 게 전립선암이다.

미국 등 서구에서는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성 암 발생률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낮아진 발병 연령대, 50세 이상 남, 연 1회 조기검진 필수=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1~2015년) 연령별 전립선암 환자 추이를 보면 여전히 7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40~50대 환자가 4,064명에서 5,293명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조기 검진의 중요성도 훨씬 커졌다. 한국인의 전립선암 악성도가 유독 높은 것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대목이다. 보통 암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보는 암의 병기와 암 조직이 정상 전립선 조직과 얼마나 다른지 보는 암세포 분화도, 악성도 등이 환자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기 암이라도 악성도가 높은 암은 빨리 진행될 수 있고 다른 장기로 전이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척도 10으로 분화도를 따지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악성도가 높고 예후가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7점 이상의 비교적 독한 암의 빈도가 더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김광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전립선비대증 검사 도중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 검진이 굳이 필요한가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립선암 생존율 확보에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립선암은 간단한 피 검사만으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확인해 암 발견이 가능하다”며 “평소와 달리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졌을 때, 소변을 못 참아서 지릴 경우, 잔뇨감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하고 50세 이상 남성은 연 1회 전립선암 조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과 비만 상관관계…비만 남성 전립선암 위험 20% 높아=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2003~200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42만여명의 10년간 건강기록을 추적 분석한 결과 비만 남성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1.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뚱뚱한 체형이 전립선암 발병률을 끌어올린다는 점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비단 암뿐 아니라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커지는 전립선 비대증도 비만일 경우 더 심해지는 만큼 40대 이후부터는 체형 관리에 훨씬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주일 중 5일은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을 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전립선암 치료는 어떻게? 초기라도 악성도 높을 땐 수술=전립선암은 증상이 없어 치료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전립선암은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큰 오해다. 전립선암은 병기나 악성도에 따라 예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립선암 악성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립선암 위험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초기라도 악성도가 높을 때는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재발 위험 또한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예전에는 개복 수술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흉터와 부작용을 줄인 로봇수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전립선은 배 가장 아랫부분, 골반 안쪽 깊숙이 자리해 수술 부위가 매우 좁다. 또 전립선암 수술은 암 제거와 동시에 방광과 요도 연결, 주변 신경 및 괄약근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 발병률이 낮고 회복도 빨라 환자 선호도가 높다.



방사선 치료나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과 방사선 모두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인데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지만 반대로 방사선 치료를 미리 하게 되면 수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대개 수술을 적극 권유하기도 한다.

물론 전 연령대에서 수술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70대 이상의 고령이면서 다른 중한 질환이 있어 수술 후 효과보다 치료 시 위험성이 클 것으로 예상될 때는 병의 진행을 관찰하는 요법을 쓰곤 한다.

◇전립선암 수술 후가 궁금하다=전립선암 수술 후 대다수의 남성이 우려하는 부분이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한지 여부다. 수술을 시행했다고 모두 성관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초기 암 단계에서 신경보존수술이 적절히 시행됐을 경우 개인에 따라 회복의 차이는 있지만 60~70% 이상은 회복이 된다”며 “일반적으로 수술 후 3∼6개월 정도 지나면 회복되지만 1개월 이내에 성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는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요실금에 대한 걱정도 있다. 전립선을 적출하게 되면 괄약근 기능이 약화돼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정도는 수술 전 환자 나이와 배뇨 기능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대개 수술 후 3개월부터 1년까지 기능이 좋아져서 90% 이상은 호전이 된다. 그러나 요실금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에는 때에 따라 요도 주위로 ‘인공괄약근’을 삽입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립선암 수술 후 장거리 비행은 당분간 삼가는 것이 좋다. 장시간의 비행은 기압의 영향으로 수술 부위의 압박과 통증 등 예기치 못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혹 장시간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전립선암 예방 식이요법, 핵심은 ‘식물류 건강식’=미국 암학회에서는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식물류의 건강식을 다양하게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빨간 육질의 고기는 지방 함량이 높으므로 되도록 섭취량을 줄이고 채소나 과일은 1주일에 5번 이상 섭취하는 게 좋다. 대표 음식으로 ‘라이코펜’이 풍부한 토마토를 즐겨 먹으면 좋다. 라이코펜은 비타민과 유사한 물질로 유전자 손상을 막아줘 전립선암 위험을 낮춰주는 항산화제 중 하나다.

당근·시금치 등을 즐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이들 채소에는 항암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베타카로틴은 과일이나 채소의 색깔을 내는 천연색소 역할을 하면서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된다”며 “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면역계 여러 세포는 활성화시켜 항암효과를 가져다준다”고 설명했다.

흔히 ‘비타민 E’라 일컫는 ‘토코페롤’도 전립선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코페롤은 정상 세포와 적혈구를 만드는 데 중요하며 주로 식물성 기름, 녹색 채소, 밀, 곡물 등에 많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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