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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 서울경제 단독 인터뷰, "신사업 내년 본격 성과… 조직문화 유연하게 바꿀 것"

변화·혁신 위해 모든 수단 동원

LG 글로벌 첼린저
구본무(왼쪽) LG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글로벌 챌린저 2015' 시상식에서 수상자 대표인 김형민(연세대4)씨에게 LG 입사자격증을 전달하고 있다. LG 글로벌 챌린저는 대학생들이 세계를 탐방하고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젊은 세대의 도전정신과 용기를 고취시키기 위해 구 회장이 직접 제안해 지난 1995년부터 실시됐으며 올해 21회째를 맞았다. /사진제공=LG그룹

71세의 나이에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분명하고 울림이 컸다. 걸음걸이에도 활력이 느껴졌다. 몸으로, 음성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구 회장이 최근 부진에 시달리는 LG그룹의 재도약을 다시 한번 선언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의 성공을 위해 조직문화도 보다 유연하게 바꾸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

구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LG 글로벌 챌린저 2015' 시상식 직후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내년부터 자동차 부품, 전기차 배터리 같은 신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 지켜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구 회장의 발언은 수년간 적자에 빠져 있던 신사업들이 내년부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확신의 표현이다.

구 회장은 앞서 "사업방식과 연구개발(R&D), 구매, 생산, 마케팅 등 주요 경영활동을 재점검해 개선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근본적이면서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LG그룹은 최근 주력인 LG전자가 스마트폰 등의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데다 LG디스플레이·LG이노텍 같은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며 위기론이 고조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수년간 차근차근 다져온 신사업들이 결실을 보는 중이기도 하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성장사업을 중시하는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 만들어낸 성과다.

LG그룹이 꼽는 차세대 성장엔진의 한 축인 LG전자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분기 영업적자 폭을 수억원대까지 줄였다. 이르면 4·4분기에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너럴모터스(GM)·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전 세계 주요 완성차들과 손잡고 전기차·자율주행차도 개발하고 있다.



또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도 내년부터 매출 신장과 수익 확대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지난해 8,000억원 남짓했던 매출 규모는 내년이면 1조원 중반대에 이르면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각별한 관심으로 배터리 분야를 직접 키운 구 회장은 25년간 끊이지 않는 적자에도 R&D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05년 이 사업에서 2,000억원 가까운 손해를 봤을 때도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온다"며 사업철수 주장을 물리쳤다.

이처럼 신사업의 성공이 눈앞에 보이는 요즘도 구 회장은 더욱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며 그룹에 긴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는 작업을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이 당면한 실적악화를 극복하고 차세대 성장엔진을 더욱 빠르게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유연하고 발 빠른 조직으로의 변신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그는 앞서 지난달 6일 열린 분기 임원회의에서도 "우리의 사업방식과 R&D·구매·생산·마케팅 등 주요 경영활동을 재점검해 개선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그리고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미 LG그룹은 구 회장의 뜻에 따라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주요 행사를 소화하며 조만간 공개될 그룹 혁신안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구 회장이 직접 챙기는 계열사 업적보고가 평소보다 앞당겨져 벌써 LG생활건강·LG이노텍 등이 지난달 보고를 끝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 업적보고도 한 주 당겨 오는 10일 전후로 실시된다. 이에 그룹 안팎으로 11월 마지막주 사장단 인사설과 함께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 회장은 "보다 좋은 모습으로 다음에 다시 만나자"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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