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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기업 융합·시너지 이끄는 소통

허창언 금융보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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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우리는 융합과 시너지라는 말을 심심찮게 접한다. 이는 둘을 합쳐 둘을 넘는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보안원에서도 ICBM(IoT, Cloud, BigData, Mobile) 등 신융합기술을 접목한 전자금융서비스에 대해 보안 관련 업무를 제공하는 데 한창이다. 전자금융 생태계 구성원인 은행과 금융투자회사·보험회사 등 금융기관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융합한 핀테크(fintech) 서비스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융합과 시너지라는 말이 익숙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 현실에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이런 현상이 얼마나 일어날까.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기업합병을 예로 들어보자.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AT커니와 비즈니스위크 등에 따르면 합병한 기업의 약 60% 이상은 기대효과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처럼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가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처럼 기업 현실에서 융합을 통한 시너지가 잘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략실패, 정보부족, 과도한 합병 프리미엄, 지나친 낙관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조직문화의 충돌, 다시 말해 구성원 간의 원활하지 않은 소통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 과연 소통의 실체는 무엇일까. 쉽게 생각하면 서로가 단순히 언어적 대화를 주고받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앨버트 머레이비언에 의하면 언어(verbal words)에 의한 표현은 서로 간의 의미를 7% 정도밖에 전달하지 못하고 나머지 97%는 비언어적(non-verbal) 표현으로 전달된다. 단순한 대화만으로는 융합을 시너지로 만드는 핵심인 소통에 다다를 수 없는 것이다.



필자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소통과 관련해서 상당히 인상적인 개념정의를 하는 것을 시청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상대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할 때 호감이 생기고 이 호감이 곧 유대감을 형성해 머리가 아닌 가슴을 통한 진정한 대화, 즉 소통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소통을 통한 가치창출의 일례로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와 픽사의 ‘스티브 잡스 빌딩’ 이야기가 있다. 인문학자·과학자·예술가·상인이 서로의 경계를 넘어 함께 어우러져 소통할 수 있도록 했던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메디치 효과를 낳아 르네상스의 초석이 됐고,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유명한 픽사의 경계를 허문 ‘스티브 잡스 빌딩’의 구조가 서로 다른 분야의 직원들이 자유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같은 혁신적인 가치창조의 요체가 됐다.

융합과 시너지의 시대에 사는 우리, 둘 이상이 만나는 자리가 있다면 서로가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소통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면 어떨까.

허창언 금융보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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