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교수·교직원 감금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처벌하지 말아달라며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최 총장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해 “학내 사태와 관련해 본교와 감금됐던 교직원 전원은 본교의 학생 및 어떠한 관련자에게도 사법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며 탄원서를 냈다.
탄원서 제출 후 경찰서를 나온 최 총장은 “학교를 빨리 안정화 시키는 게 우선이다”고 짧게 말한 후 사퇴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직장인 대상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추진에 반발해 지난 달 28일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 등 5명이 46시간가량 갇혀 있다 빠져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7월 28일부터 3일간 이대에서 학생들이 5명의 교수와 교직원을 감금한 사태가 있었다”며 “본관에 갇혀 있던 이들이 23회에 걸쳐 구조를 요청하며 112에 신고를 해 감금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최근 감금됐던 4명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농성에 참가한 학생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으며,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교수·교직원을 갇혀 있게 한 주동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불범행위인 감금을 주도한 학생들을 엄정히 사법처리 할 방침이라고 밝힌바 있으며, 곧 학생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최 총장은 지난 3일 학생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본관을 찾아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하겠다”며 농성 해제를 요청했지만 학생들은 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5일 현재까지 농성을 계속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대 교수·교직원 감금 혐의에 대한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면서 “탄원서가 자체가 수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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