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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협상때 채권까지 지급…정상화에 부담 될까

나비오스 용선료 조정안 공개

770만달러 '年 3%' 조건으로

현대상선 연 23만弗 이자부담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 과정에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선주사들에 주식 등 외에도 연이율 3%의 선순위 ‘채권’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 시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장차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에 총 5척의 컨테이너선을 빌려준 그리스계 선주사 나비오스는 오는 2019년까지 현대상선에 용선료 3,800만달러를 깎아주는 데 합의하면서 이 중 20%에 해당하는 770만달러에 대해 선순위무보증채권을 받았다고 밝혔다.

채권 만기는 2024년 7월이며 매년 3%의 이자를 받는 조건이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연간 23만달러가량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당초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갚아야 할 용선료 중 50%는 출자전환해 주식으로 대신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상환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용선료 조정안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용선료 조정 방안은 각 선주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된 것이 아니라 세부 조건에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나비오스는 출자전환으로 받은 주식을 최근 모두 매각해 결과적으로 100억원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을 오래 보유하면 차익을 볼 수 있지만 재무사정상 주식을 조기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채권 발행이 향후 경영에 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 3%의 이율이면 높은 수준의 이자는 아니지만 매년 상환해야 할 빚이 늘어난 셈인데다 만기일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제2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해운업계 시황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통상 2·4분기와 3·4분기는 해운업계의 성수기이지만 글로벌 해운사들이 치킨경쟁을 벌이면서 운임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연중으로 따지면 성수기 효과 덕에 7~8월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지만 지난해와 지지난해 성수기 때와 비교하면 운임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올 2·4분기 2,543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내 상반기 누적 적자가 4,170억원에 이르렀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올해 이후 해운업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하에 해운사들이 자구방안을 마련했지만 해운사들의 과당경쟁이 워낙 심해 2~3년간 보릿고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일범·한재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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