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식형펀드보다 자금 규모가 커질 정도로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ELS. 그러나 지난해 중국발 글로벌 증시 폭락과 브렉시트 등으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는데요. 최근 증권가에서는 ELS에 안전장치를 강화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돼 재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보도국 김혜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ELS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ELS는 특정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입니다.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연 4~8% 안팎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주가가 100일 때 가입했는데 만기까지 주가가 70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을 받는 겁니다. 반대로 주가가 70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을 보게 됩니다.
만기는 대개 3년이지만 이를 꽉 채우지 않는 경우가 흔했는데요.
가입 후 6개월마다 주가를 살펴 80~90% 아래로 하락하지 않았다면 조기에 수익금을 붙여 돌려주는 상품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즉, 하루아침에 주가가 반 토막 나지 않는 이상 괜찮은 투자처로 인식돼 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많은 이들의 투자처로 선호되던 ELS가 지난해 투자 기피 상품으로 전락해 인기가 시들해졌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중순이였죠. 중국발 금융 불안이 불어 닥치며 홍콩 주가가 반 토막 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홍콩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의 손실이 급증하면서 ELS 투자 심리가 위축된 건데요. 지난해 상반기 홍콩지수 관련 ELS 상품은 4,237개가 발행 됐는데, 이 중 지금까지 조기 상환 된 것은 1,115 개에 불과합니다.
금액으로 따져보면, 시장에서 끌어들인 자금은 23조6,000억원. 상환된 금액은 불과 7조4,400억 원입니다.
나머지 16조 원은 만기 때까지 홍콩지수가 회복되기만을 기도하며 발이 묶여 있는 처지입니다.
결국, 중도 환매가 어렵고 원금 손실에 환매 수수료도 5% 가까이 떼면서 졸지에 투자 기피 상품으로 전락한 셈입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증권가에서는 옛 인기를 되찾기 위해 폭락 장이 와도 수익을 낼 가능성을 높이는 등 안전장치를 부착한 변형 ELS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상품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최근, 증권사들은 기존 ELS의 단점을 보완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가장 많은 유형인 ‘리자드형 ELS’인데요. 폭락장에서 원금을 건질 확률을 높인 ELS 상품입니다.
도마뱀이 영어로 리자드인데요. 도마뱀이 위기상황에서 꼬리를 자르듯 하락장에서 수익의 절반 정도는 포기하고 원금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리자드형 ELS는 관련 주가지수가 가입했을 때보다 85%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6%의 수익률을 보장해 줍니다. 만약 1년 후 지수가 85% 밑을 오가더라도 마지노선인 55%까지 떨어지지만 않았다면 이자 3%에 조기 상환이 가능한데요.
이전 같으면 3년 만기를 조마조마 기다려도 6% 수익을 장담할 수 없었는데, 하락장이니 1년 만에 수익률 3%에 만족하고 나올 수 있는 셈입니다.
이외에 신한금융투자의 ‘리자드 스텝다운형 ELS’등 현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리자드형 ELS’ 상품 외에 안정성을 강화한 ELS 상품은 또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네. 가입 후 6개월 뒤 관련 지수가 80% 밑으로 빠지지 않으면, 원금보장형으로 전환해 주는 ELS 상품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익률이 특정지수에 좌우되지 않고, 여러 지수의 변동 폭 평균치에 의해 결정되는 ELS도 나왔는데요.
예를 들어 홍콩지수가 30% 떨어져도 코스피지수가 10%만 떨어졌다면, 두 지수 하락 폭 평균인 15%만 떨어졌다고 보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겁니다.
관련 주가지수 중 하나만 폭락해도 꼼짝없이 손실을 봐야 했던 위험을 줄인 셈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형 ELS는 안전성이 이전보다 강화된 반면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과연 ELS가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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