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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경기진단·정책 잇달아 헛발질

美 8개 주요 국책기관 중

신뢰도 최하위로 밀려나

"통화 거둬들일것" 신호에도

예상-실제 상황 어긋나

'연내 금리인상' 딜레마 봉착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경제상황에 대한 연준의 잘못된 진단으로 정책 역시 실패하고 있는데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신뢰도를 다시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갤럽 여론조사를 인용해 연준이 정책에 대한 신뢰를 계속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갤럽 조사에서 연준이 ‘일을 매우 잘하고 있다’ 혹은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4월 35%까지 떨어졌다. 2000년대 초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때 70%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신뢰도가 급전직하한 것이다. 8개 국책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2003년 53%로 공동 2위를 기록했던 미 연준은 2014년 최하위로 밀려났다.





WSJ는 “연준이 헛발질을 계속하면서 경제·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켰다”며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열풍’으로 대변되는 포퓰리즘 부상의 원인으로 잘못된 통화정책을 지목했다. 문제는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제에서 연준이 꺼내 들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투표가 치러지기 전 “안타깝게도 모든 경제 전망치가 부정확한 측면을 담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외에도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가 산적한 현재 장기적 관점에서 통화정책을 단행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연준은 당장 올해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도 딜레마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추세가 뚜렷하지 않아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26일 발표된 2·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전 분기 대비 1.1%로 잠정치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당초 전문가 예상치(2.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특히 이 기간 민간투자가 지난 분기보다 9.7%나 줄었다. 로런스 서머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이 계속 통화를 거둬들이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항상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있었다”며 “발언대로 실천에 옮기지 않으니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바닥 수준인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면 도박성 투기가 늘어나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면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부동산이 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7월 신규주택 매매건수는 9년 만의 최고치인 전월 대비 12.4%나 증가했다. 부동산 개발회사 콜로니캐피털의 톰 버락 회장은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는 것 같다”며 “돈을 찍어내고 있어 (부동산을 사는 데) 빚을 내기 쉬운 상황이지만 아마추어들이 나서는 것은 문제”라고 경고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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