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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 클래식 D-7] 아름답고 까다로운 '신비의 코스' 유리판 그린·질긴 러프 극복하라

■ 거제 드비치 골프클럽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절경을 자랑하는 거제 드비치 골프클럽이 정상급 여자골프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은 사진은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그린을 향해 티샷을 날리는 17번홀 전경.

신비의 코스가 마침내 자태를 드러낸다. 오는 30일부터 사흘 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 클래식(총 상금 5억원)이 펼쳐지는 경남 거제의 드비치 골프클럽은 국내 대표 시사이드(Sea Side) 골프장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부지에 조성돼 '한국의 페블비치'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회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까닭에 다수 골퍼들 사이에는 미지의 세계로 남겨져 왔지만 처음으로 프로대회가 개최되면서 감상의 기회가 온 것이다.

코스의 남쪽은 장목면 송진포, 서쪽에는 임진왜란 때 칠천량 해전이 벌어졌던 칠천도 연안이 펼쳐져 있다. 북쪽 바다 건너로는 마산과 창원이 보인다. 2~3개를 제외한 모든 홀에서 바다를 볼 수 있어 코스 어디서든 셔터만 누르면 멋진 작품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눈이 시리게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바다는 에메랄드빛이다. 그림처럼 떠 있는 작은 섬들이 물결을 막아 바다는 광활한 호수처럼 잔잔하다. 멸치떼를 쫓는 갈매기 무리, 간간이 지나다니는 선박들, 굴 양식장이 바다임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하지만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가시를 발견하게 된다. 드비치 골프클럽은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 기초 설계를 맡아 처음부터 토너먼트 코스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최병호 드비치 골프클럽 대표이사는 "보이지 않는 난도가 숨어 있다"면서 "도전욕을 불러일으키는 홀들도 있지만 과욕을 부리면 징벌을 감수해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샷 감각이 오를 대로 오른 선수들의 승부는 유리판 그린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골프장 측은 대회 개막을 1주일 앞둔 22일에 이미 그린 스피드를 3.6m가량으로 높여놓았다. 그린 스피드는 1m 정도 길이의 막대인 스팀프미터라는 도구를 30도 정도 기울이고 볼을 놓았을 때 굴러가는 거리로 나타낸다. 이 정도 스피드라면 툭 쳐도 3~4m는 굴러가기 때문에 내리막 퍼트를 남기면 홀 가까이 붙이기도 쉽지 않게 된다.



전장 6,482야드(파72)의 코스 길이도 만만찮다. 양잔디가 식재된 페어웨이의 폭은 좁지 않지만 티샷을 할 때 전략을 세운 뒤 그에 따라 좌우 방향을 확실하게 결정하고 쳐야만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페어웨이는 링크스 스타일로 굴곡이 있어 볼이 놓인 상태에 적합한 클럽 선택과 샷 구사가 필요하다. 러프 잔디는 4㎝ 깊이로 길러뒀는데 질긴 켄터키 블루그래스라서 클럽헤드가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승부처로는 17번과 18번홀이 꼽힌다. 17번홀(파3·190야드)은 이 골프장에서도 환상적인 경치를 자랑하는 대표 홀이지만 공략은 가장 까다롭다. 티잉그라운드에서 내려다보면 그린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길이가 길고 그린 주변은 그대로 노출돼 있어 바람이 불면 '성깔 있는 미녀'로 돌변한다. 그린 앞쪽 좌우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티샷이 벙커보다 더 벗어나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날 수도 있다. 17번홀이 미녀라면 18번홀(파5·548야드)은 '상남자'다. 완만한 오르막에 그린도 약간 솟아 있어 실제 거리는 600야드 가까이 된다. 왼쪽으로 휘어진 부분을 가로질러 티샷을 날리면 거리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웬만한 장타자가 아닌 경우 도전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 안전한 방향으로 티샷을 보내면 3번 우드 세컨드 샷을 하더라도 100m 이상이 남겨져 버디 사냥보다는 파 세이브에 주력하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절경의 코스를 무대로 펼쳐질 명승부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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