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원산업이 발전한 나라가 아니다. 한때는 석탄이 호황을 이루고 광부를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기틀을 만든 일등 공신이다. 그러나 광물 가격이 안정화한 지난 1980년대 이후부터 자원산업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우리나라는 에너지 및 광물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다. 2000년 이후 자원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난 후에야 자원 개발의 중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원하는 자원을 세계 각국에서 싼값에 구매할 수 있었다. 힘들여 개발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몇 배의 값을 치러도 구할 수 없는 자원도 있다.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에 뒤처진 것이 우리 자원산업의 현실이다. 1980년대 이후 중국 시장의 개방으로 국제 자원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원 개발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8년 외환위기 때 우리는 그동안 땀 흘려 확보한 해외 유망 광구 26개를 헐값에 매각하고 말았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대가는 혹독했다. 2008년부터 자원 가격이 급등하자 여기저기서 후회의 한숨이 쏟아져나왔다. 무엇보다 90%가 넘는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자원 확보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다. 외환위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이미 확보한 자원 개발 사업들을 내실화하면서 미래를 위해 신규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자원 확보와 에너지 절약에서만큼은 이견이 필요 없다. 해외 자원 개발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비싼 값을 치르고 어렵게 얻은 노하우와 그동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쌓아놓은 자원 부국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해외 자원 개발은 한번 실기(失機)하면 10년 후에 땅을 치는 법이다. 한국의 경제 발전은 자원의 안정적 확보 없이 이뤄지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렇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를 비롯해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자원 개발 공기업들이 다시 자원 개발에 나서야 한다.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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