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년째 스마트폰 혁신 대신 게임 콘텐츠와 애플워치 등 주변기기로 승부수를 던졌다.
애플이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아이폰7’, ‘아이폰7플러스’는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과감한 변화 없이 전작을 보완하는 수준이었다. 카메라 사양과 배터리 데이터저장 성능, 방수성 등을 다소 높이고 화면 크기에 변화를 줬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출시됐던 ‘아이폰6s’도 전작에 비해 큰 변신이 없었다. 애플은 아이폰 첫 출시 10주년이 되는 내년에 혁신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CBS방송은 이날 “아이폰7 출시에 대해 투자자들이 놀라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따라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과 일시 판매 중단(중국 제외)이 애플에 기회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임원은 “지난 2년간 삼성·LG전자, 화웨이는 혁명까진 아니어도 눈에 띌 만한 디자인, 기능의 진보를 스마트폰에 적용했지만 애플은 선도주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분석했다. 전자업계의 한 임원은 “애플이 내년에 혁신제품을 내놓는다고 하는데 오만할 뿐만 아니라 혁신 실패를 덮으려는 궁색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애플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유럽연합(EU)에서 지난 10년간 145억 달러의 조세회피를 했다고 주장하며 ‘애플이 세금을 낼 때까지 신형 아이폰을 사지 말라’는 제목으로 칼럼리스트 마이클 데이지의 글을 실었다.
이번 발표회에서 관심은 오히려 주변기기로 쏠렸다. 신형 스마트시계인 애플워치 ‘시리즈2’가 닌텐도, 나이앤틱과 제휴를 통해 인기게임 ‘슈퍼마리오’, ‘포켓몬고’게임을 구현하게 된 것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방수기능이 강화되고 오는 10월말 나이키와 협업해 건강관리기능이 강화된 ‘애플 워치 나이키 플러스’가 나온다.
다른 주변기기인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게임콘텐츠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가 세계적 게임용그래픽엔진인 벌칸을 적용하고 가상현실(VR)을 연동시키는 등 다양한 선행조치를 치하고 있어 아이폰이 선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폰7과 시리즈2는 미국에서 9일부터 예약판매가 개시돼 16일부터 출시된다. 한국은 아이폰 1차 출시국에서 빠졌다. 새 아이폰 값은 미국 기준 649~769달러다. 시리즈2는 최저 369달러부터 판매된다. 에어팟은 10월말부터 159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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