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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실> 첫 여성 근대 소설가의 굴곡진 삶

■김별아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죽지 않기 위해 문학을 부둥켜 잡았다. 미치지 않기 위해 창작에 몰두했다.’(150쪽)

한국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이자 시인, 번역가인 탄실(彈實) 김명순(1806~미상)의 삶이 소설을 통해 되살아났다. 김별아의 신작 ‘탄실’은 남성 중심 문단에 저항해 외롭게, 그리고 처절하게 창작의 길을 걸었던 김명순의 일생을 꼼꼼한 취재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김명순은 1917년 소설 공모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등단했고, 이광수의 극찬을 받았다. 국내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소설집 ‘생명의 과실’(1925)을 출간했고, 문예지 ‘창조’의 첫 여성 동인이자 ‘매일신보’의 기자였다. 그러나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여자요 기생의 딸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그의 작품은 정당한 문학적 평가를 받지 못했고, 일본 유학 중 일어난 성폭력 사건은 가십거리가 되어 그녀를 괴롭혔다. 계속되는 좌절 속에서도 문학으로 저항하며 자기 삶을 지키려 한, 그러나 끝내 비정한 세상에서 쓸쓸히 스러져간 여인. 저자는 김명순을 오롯한 작가이자 인간으로 다시 만나기 위해 그의 여러 작품을 해체해 소설 속에서 재조립했다. 특히 자전적 소설과 수필 내용을 가져와 김명순의 감정을 담아냈다. 예컨대 그녀의 미완 소설 ‘탄실이와 주영이’에서 작가의 육성을 대신하는 ‘주영이’의 진술을 바탕으로 주인공의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을 썼고, 소설 ‘외로운 사람들’, 희곡 ‘두 애인’, 수필 ‘계통 없는 소식의 일절’ 등을 바탕으로 등장인물과 에피소드를 형상화했다. 1만 3,8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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