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사업협력 범위를 대폭 늘린다. 이미 협력관계를 구축한 석유화학 분야에서 벗어나 정유·윤활유 등으로 협력반경을 확대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중국 시장 공략이 한층 속도를 내는 것이다.
SK는 통신·에너지 등 규제산업을 주력 업종으로 거느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서 내부자가 되자’는 내용의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추진해왔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의 왕위푸 동사장(회장)과 만나 양사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준 SK에너지 사장과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 등 SK의 에너지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으며 다이허우량 시노펙 총경리도 배석했다. 최 회장이 시노펙 경영진을 만난 것은 지난 2012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그는 당시 양사가 추진하던 우한시 에틸렌합작공장(중한석화) 설립 협상을 직접 주도해 투자비 3조3,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양사가 손잡고 2014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중한석화는 지난해 4,0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알짜 계열사로 자리를 잡았다. 4년 전만 해도 시노펙 측에서는 최고경영자(CEO) 격인 총경리가 최 회장을 맞았으나 양사의 협력관계가 두터워지면서 이번에는 회장 격인 동사장이 직접 나섰다.
이번 회담에서 양사는 기존에 협력관계를 맺어온 석유화학 분야 외에 정유·윤활유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중한석화의 성공을 일궈낸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양 그룹 간 사업협력의 폭과 깊이가 더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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