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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시대] "경영성과가 먼저"...회장 승계 시점 못박기보다 자연스런 수순 밟을듯

계열사 개편·사업 구조조정도 숙제...연말 회장 취임은 않을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으로 책임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회장직에 언제 오를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재계 일각에서는 연말 정기인사에서 전격적으로 회장직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다소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 측은 올해 안에 당장 회장 취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내년으로 넘어가더라도 예상보다는 앞당겨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룹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서 제대로 된 경영성과를 창출하는 등 ‘실력 검증’ 단계를 거친 후 자연스럽게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 정지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건희 회장이 맡아온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물려받았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징적인 조치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 사장에 오른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 회장의 경영공백을 메우며 삼성그룹 변화와 혁신을 주도했다. 앞으로 등기이사로서 삼성전자 이사회와 주주·투자자·소비자들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판단되는 시점에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는데 서둘러 회장직을 이어받을 수 있겠느냐”며 “아버지에 대한 예우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상에 있는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 2년5개월째 입원 중이다. 육체적인 건강 상태는 문제가 없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지분 문제, 사업 구조조정, 계열사 개편 등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삼성카드의 지분을 인수해 금융지주회사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등기이사 선임이 경영권 승계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등기이사로서 경영 전반에 대한 성과를 내고 지배구조가 어느 정도 윤곽을 내는 시점에 자연스럽게 승계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라고 전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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